빙하기를 이겨낸 강인한 호모에렉투스를 신체적 약자인 호모사피엔스가 정복할 수 있던 이유는 언어능력 향상을 통해 더 많은 구성원을 모집하고 더 강력한 공동체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두려움이 많은 동물이다. 따라서 공동체를 형성해 공포를 이겨내고 강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왔다. 최근 유럽의 핫 이슈인 브렉시트(BREXIT)는 국민들에게 공동체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본능적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당시 유럽 국민투표 결과 찬성 51.9% 반대 48.1%). 찬성을 주장하던 보수진영 마저 지난 1월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뭉치는 게 강하다
필자가 머무는 영국은 매일 브렉시트에 대한 뉴스로 하루가 시작된다. 대한민국과 9시간의 시차를 가진 먼 나라지만 브렉시트는 글로벌 경제 아래 우리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야기다. 이번 기사는 브렉시트를 우리에게 긍정적 영향인지 부정적인지 논하기보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이라는 공동체를 떠나는 사안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국가 간 연합이 필수적인 국제 정세에서 경제공동체라는 커다란 테두리가 차지하는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인간이 사회를 구성해 사는 것은 이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인 집단이 사냥과 농사에 유리하고 전쟁에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대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초의 범국가적 경제공동체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은 1950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시작으로 지리, 문화, 경제적 유사함을 가진 유럽 대륙 28개 국가가 모여 출발했다. 사람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경제와 문화적 시너지를 발생시켰다.
다만, 영국의 경우 다소 늦은 22년 뒤인 1972년 합류했고, 37년이 지난 지금 공동체를 벗어나려고 한다. ‘모이는 것이 강하다’는 역사적 증명을 뒤로하고 탈(脫)공동체를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현재 영국인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유럽연합을 떠나지만 독자적 국가로서 유럽 대륙과의 구체적 합의가 없이 일종의 ‘가출’을 하는 형식인 것이다.

 

 

아시아 공동체, 21세기 천하삼분(天下三分) 꿈꾼다
아시아 대륙은 중동부터 극동까지 광활한 영토를 포함한다. 동남아시아경제연합(ASEAN)과 한중일 3국의 협력에 대한 논의는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중국은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2014년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제안으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금융시장에서 세계은행 등의 기구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족됐다. 글로벌 경제를 크게 3개 구역(미국, 유럽, 아시아)으로 할거 가능한 원대한 야망에 기인한 것이다. 삼국시대 유비에게 천하삼분을 제안한 제갈량이 듣는다면 자랑스러워할 범지구적 프로젝트라 하겠다.
아시아기자협회(AJA)가 아시아 지역 언론인 116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유럽연합 같은 아시아공동체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무려 7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뭉친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편, 잘 갈무리된 공동체는 개별 국가에게 이득을 발생시킨다. 아시아가 유럽에 비해 경제 및 문화적 교류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지극한 현실이다. 역사적 슬픔과 정치제도의 상이함이 걸림돌이 되지만 북한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는 경제제도에 있어서만큼은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경제공동체는 유럽연합처럼 단일화폐를 사용하는 경제적 통합 단계에 이르러서야 공동체로서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유럽연합은 독일, 프랑스를 중심국으로 운영되는데, 아시아공동체의 경우 중국을 중심으로 화폐를 통일하고 이끌어가는 것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국의 브렉시트 이슈가 공동체경제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프랑스의 프렉시트, 이탈리아의 이탈렉시트에 대한 이야기도 들리는 것을 보면 경제적 이익만으로 공동체를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국가에 실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과감히 탈퇴할 수 있는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는 공동체 내에서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는 주체의 일탈행위다.
처칠은 “우리는 유럽과 함께 있지만 유럽의 일부는 아니다”라고 의회에서 연설했고, 헨리 8세는 시녀 앤불린과의 결혼을 위해 잉글랜드 교회를 로마의 가톨릭교회로부터 분리시켰다. 브렉시트 보다 더욱 충격적이었으리라 추측된다.
공동체의 안정성은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의 이해와 공감이 더불어 요구된다. 공동체 소속을 통한 장기적 안정감이 단기적 이익을 상회하도록 마치 원시시대 호모사피엔스가 그랬던 것처럼 ‘소통’이 절실한 시대 아닐까. 

 


Editor 김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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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가늠하는 이상적 경제공동체

Face To Face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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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가늠하는 이상적 경제공동체

 

빙하기를 이겨낸 강인한 호모에렉투스를 신체적 약자인 호모사피엔스가 정복할 수 있던 이유는 언어능력 향상을 통해 더 많은 구성원을 모집하고 더 강력한 공동체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두려움이 많은 동물이다. 따라서 공동체를 형성해 공포를 이겨내고 강자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왔다. 최근 유럽의 핫 이슈인 브렉시트(BREXIT)는 국민들에게 공동체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본능적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당시 유럽 국민투표 결과 찬성 51.9% 반대 48.1%). 찬성을 주장하던 보수진영 마저 지난 1월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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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는 게 강하다
필자가 머무는 영국은 매일 브렉시트에 대한 뉴스로 하루가 시작된다. 대한민국과 9시간의 시차를 가진 먼 나라지만 브렉시트는 글로벌 경제 아래 우리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이야기다. 이번 기사는 브렉시트를 우리에게 긍정적 영향인지 부정적인지 논하기보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이라는 공동체를 떠나는 사안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국가 간 연합이 필수적인 국제 정세에서 경제공동체라는 커다란 테두리가 차지하는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인간이 사회를 구성해 사는 것은 이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인 집단이 사냥과 농사에 유리하고 전쟁에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대경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초의 범국가적 경제공동체라 할 수 있는 유럽연합은 1950년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시작으로 지리, 문화, 경제적 유사함을 가진 유럽 대륙 28개 국가가 모여 출발했다. 사람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경제와 문화적 시너지를 발생시켰다.
다만, 영국의 경우 다소 늦은 22년 뒤인 1972년 합류했고, 37년이 지난 지금 공동체를 벗어나려고 한다. ‘모이는 것이 강하다’는 역사적 증명을 뒤로하고 탈(脫)공동체를 선택한 것은 결과적으로 현재 영국인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유럽연합을 떠나지만 독자적 국가로서 유럽 대륙과의 구체적 합의가 없이 일종의 ‘가출’을 하는 형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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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공동체, 21세기 천하삼분(天下三分) 꿈꾼다
아시아 대륙은 중동부터 극동까지 광활한 영토를 포함한다. 동남아시아경제연합(ASEAN)과 한중일 3국의 협력에 대한 논의는 이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중국은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2014년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제안으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금융시장에서 세계은행 등의 기구에 대항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족됐다. 글로벌 경제를 크게 3개 구역(미국, 유럽, 아시아)으로 할거 가능한 원대한 야망에 기인한 것이다. 삼국시대 유비에게 천하삼분을 제안한 제갈량이 듣는다면 자랑스러워할 범지구적 프로젝트라 하겠다.
아시아기자협회(AJA)가 아시아 지역 언론인 116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유럽연합 같은 아시아공동체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무려 7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뭉친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한편, 잘 갈무리된 공동체는 개별 국가에게 이득을 발생시킨다. 아시아가 유럽에 비해 경제 및 문화적 교류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지극한 현실이다. 역사적 슬픔과 정치제도의 상이함이 걸림돌이 되지만 북한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는 경제제도에 있어서만큼은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경제공동체는 유럽연합처럼 단일화폐를 사용하는 경제적 통합 단계에 이르러서야 공동체로서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 유럽연합은 독일, 프랑스를 중심국으로 운영되는데, 아시아공동체의 경우 중국을 중심으로 화폐를 통일하고 이끌어가는 것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국의 브렉시트 이슈가 공동체경제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프랑스의 프렉시트, 이탈리아의 이탈렉시트에 대한 이야기도 들리는 것을 보면 경제적 이익만으로 공동체를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국가에 실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과감히 탈퇴할 수 있는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는 공동체 내에서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는 주체의 일탈행위다.
처칠은 “우리는 유럽과 함께 있지만 유럽의 일부는 아니다”라고 의회에서 연설했고, 헨리 8세는 시녀 앤불린과의 결혼을 위해 잉글랜드 교회를 로마의 가톨릭교회로부터 분리시켰다. 브렉시트 보다 더욱 충격적이었으리라 추측된다.
공동체의 안정성은 경제적 이득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의 이해와 공감이 더불어 요구된다. 공동체 소속을 통한 장기적 안정감이 단기적 이익을 상회하도록 마치 원시시대 호모사피엔스가 그랬던 것처럼 ‘소통’이 절실한 시대 아닐까. 

 


Editor 김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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