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오하라(William T. O'Hara) 브라이언트대학 가족기업연구소장은 <세계 장수기업, 세기를 뛰어넘은 성공>에서 한 세대를 30년으로 볼 때 기업이 4세대까지 이어질 확률은 3%에 불과하며, 세대를 거듭할수록 그 수치는 0%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확인 가능한 100년 이상의 국내 장수기업으로는 두산(122년, 1896년 박승직상점), 신한은행(121년, 1897년 한성은행), 우리은행(119년, 1899년 대한천일은행), 동화약품(121년, 1897년 동화약방) 등이다.

 

 

장수기업만이 가진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연구자료, 기업리포트, 언론보도 등을 종합할 때 그 공통분모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선구자적 혁신, 장인정신에 입각한 고유 브랜드 구축, 그리고 경영 시스템을 갖춘 오너십(Ownership)이다.

 

지속가능 경영 위한 혁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발표에 따르면 국내 장수기업의 86.6%가 창업 초기 시작했던 사업을 고수하되 변모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끝없는 혁신에 주력해 왔다.
노루페인트로 알려진 노루홀딩스는 1945년 광복과 함께 서울 회현동 골목에서 일제가 남긴 낡은 기계로 창업했지만 페인트 사업을 기반 삼아 자동차 보수용 도료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북경, 동남아시아, 미국,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핵심 역량을 새로운 사업 모델로 변모시킨 사례다. 한일시멘트는 1960년 한국양회판매 창립 후 이듬해 지금의 사명으로 바꾸고, 오직 시멘트 분야만 고수해 왔다. 얼마 전에는 시멘트 업계 최초로 환경부가 지정하는 녹색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창업 당시의 아이템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뚝심이 돋보이는 경우다.
창업주 정신을 계승하는 점도 놓이지 말아야할 사항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명문장수기업센터가 5월에 개최한 제1회 명문장수기업 만들기 전략포럼에서 미래엔 나경수 부사장은 “4대에 걸쳐 교과서 발행 사업을 영위한 원동력은 창업 당시의 기업철학 계승과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혁신이 병행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래엔의 전신인 대한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던 1948년에 창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교과서 발행 기업으로, 독립 운동가이자 경영인이었던 우석 김기오 선생이 창업주다.
기술적 연구개발도 빼놓을 수 없다. 1955년에 창립한 도루코는 수입제한 품목으로 보호 받던 면도기 시장에 시크, 질레트 등 글로벌 기업이 진출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전문경영인 영입과 R&D 투자에 박차를 가해 금속코팅, 고속열처리 등의 기술력 증대로, 130여 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장인정신의 고유 브랜드
끝없는 혁신을 지속하면서도 장수기업은 전통과 원칙을 고수한다. 특히, 장인정신에 입각한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해 기업의 생명력을 연장시킨다. 품질제일주의에 입각한 고유 브랜드 구축은 장수기업의 자부심이자 고객이 보내는 신뢰의 상징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578년에 세워져 지난 2006년 문을 닫기까지 무려 1,428년을 이어온 일본의 목조건축회사 곤고구미(金剛組)다. 쇼토쿠 태자의 요청으로 불교문화 전파와 사찰 건설을 위해 일본으로 넘어 간 백제인 3명이 만든 기업이다. 무려 16만 채의 건물이 무너진 1995년의 고베 지진 때도 곤고구미의 건축물은 건재했다. 장인정신에 입각한 우수한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897년, 동화약방으로 설립한 동화약품은 1962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지금까지 121년 동안 동화약품이 유지된 이유는 활명수, 판콜에이, 후시딘 등 누구에게나 친숙한 대표 브랜드를 300개 이상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385년에 창립해 630년 넘게 26대를 이어온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명가 안티노리(Antinori)의 피에로 안티노리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가치를 확고히 했다.
“어느 한 해 빈티지가 나쁘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티노리는 그 역시도 비즈니스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안티노리에 대한 명예와 가치를 자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앞으로의 100년을 생각한다. 상장기업이라면 결코 이해 못할 것이다”

 

시스템 갖춘 합리적 오너십
장수기업은 원 맨 팀이 아니다. 한 명의 히어로에게 의존하지도 않는다. 엄격한 기준과 규율 아래 철두철미한 검증을 거친 경영인을 완성시키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가족기업협회(FFI) 정회원이자 에프비솔루션즈 대표로 가업승계 연구전문가인 김선화 박사는 명문장수기업연구회 조찬포럼에서 “200년이 넘는 글로벌 장수기업을 연구한 결과, 창업 당시부터 유지해온 경영이념과 가치관을 지키려는 공통점이 있다. 그중 중요한 것이 바로 오너십”이라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 기관투자자가 투자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고객 자산을 충실히 관리하게 유도하는 자율지침) 계승, 소유권에 대한 명확한 책임과 의무 같은 경영 시스템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업승계가 주를 이루는 국내 기업의 특성상 가족갈등이나 상속분쟁, 계승자의 자질 부족, 독단적 경영과 원칙이 결여된 경영참여(Nepotism : 친족중용주의) 등은 장수기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요소라고 꼽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총수 자녀의 임원 승진 기간은 입사 후 평균 6년이라고 한다. 권력 승계는 신속히 이뤄지는 반면, 임직원의 호응이 필요한 권위를 얻기에는 물리적으로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인지시키려는 노력도 아쉽다. 사회공헌에 대한 윤리적 경영철학 역시 승계 관련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대안이 될 수 있다.
1856년 창립 이후 6대째 이어져온 발렌베리(Wallenberg)그룹은 에릭손. 사브, 일렉트로룩스 등 수십 개의 상장 및 비상장사를 거느린 연매출 250조 원의 대표적 세습기업이다. 국민총생산의 30%, 시가총액의 40% 등 스웨덴의 명실상부한 경제 주체로 명성을 떨치는 이유에 대해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세대마다 열정을 바칠 후손이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의 조상은 그룹을 이끌 위대한 경영진과 최적의 이사회 구성원을 현명하게 찾아냈다. 발렌베리들은 결코 독단적으로 일하지 않는다”
평균수명 17.6세에 머무는 국내 기업의 현실에 귀감이 될 고견이다.

 


Editor 문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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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기업, 백년제국을 꿈꾸다

CEO& Special I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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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기업, 백년제국을 꿈꾸다

윌리엄 오하라(William T. O'Hara) 브라이언트대학 가족기업연구소장은 <세계 장수기업, 세기를 뛰어넘은 성공>에서 한 세대를 30년으로 볼 때 기업이 4세대까지 이어질 확률은 3%에 불과하며, 세대를 거듭할수록 그 수치는 0%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확인 가능한 100년 이상의 국내 장수기업으로는 두산(122년, 1896년 박승직상점), 신한은행(121년, 1897년 한성은행), 우리은행(119년, 1899년 대한천일은행), 동화약품(121년, 1897년 동화약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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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기업만이 가진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연구자료, 기업리포트, 언론보도 등을 종합할 때 그 공통분모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선구자적 혁신, 장인정신에 입각한 고유 브랜드 구축, 그리고 경영 시스템을 갖춘 오너십(Ownership)이다.

 

지속가능 경영 위한 혁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발표에 따르면 국내 장수기업의 86.6%가 창업 초기 시작했던 사업을 고수하되 변모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끝없는 혁신에 주력해 왔다.
노루페인트로 알려진 노루홀딩스는 1945년 광복과 함께 서울 회현동 골목에서 일제가 남긴 낡은 기계로 창업했지만 페인트 사업을 기반 삼아 자동차 보수용 도료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북경, 동남아시아, 미국,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핵심 역량을 새로운 사업 모델로 변모시킨 사례다. 한일시멘트는 1960년 한국양회판매 창립 후 이듬해 지금의 사명으로 바꾸고, 오직 시멘트 분야만 고수해 왔다. 얼마 전에는 시멘트 업계 최초로 환경부가 지정하는 녹색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창업 당시의 아이템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뚝심이 돋보이는 경우다.
창업주 정신을 계승하는 점도 놓이지 말아야할 사항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명문장수기업센터가 5월에 개최한 제1회 명문장수기업 만들기 전략포럼에서 미래엔 나경수 부사장은 “4대에 걸쳐 교과서 발행 사업을 영위한 원동력은 창업 당시의 기업철학 계승과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혁신이 병행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래엔의 전신인 대한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던 1948년에 창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교과서 발행 기업으로, 독립 운동가이자 경영인이었던 우석 김기오 선생이 창업주다.
기술적 연구개발도 빼놓을 수 없다. 1955년에 창립한 도루코는 수입제한 품목으로 보호 받던 면도기 시장에 시크, 질레트 등 글로벌 기업이 진출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전문경영인 영입과 R&D 투자에 박차를 가해 금속코팅, 고속열처리 등의 기술력 증대로, 130여 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장인정신의 고유 브랜드
끝없는 혁신을 지속하면서도 장수기업은 전통과 원칙을 고수한다. 특히, 장인정신에 입각한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해 기업의 생명력을 연장시킨다. 품질제일주의에 입각한 고유 브랜드 구축은 장수기업의 자부심이자 고객이 보내는 신뢰의 상징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은 578년에 세워져 지난 2006년 문을 닫기까지 무려 1,428년을 이어온 일본의 목조건축회사 곤고구미(金剛組)다. 쇼토쿠 태자의 요청으로 불교문화 전파와 사찰 건설을 위해 일본으로 넘어 간 백제인 3명이 만든 기업이다. 무려 16만 채의 건물이 무너진 1995년의 고베 지진 때도 곤고구미의 건축물은 건재했다. 장인정신에 입각한 우수한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897년, 동화약방으로 설립한 동화약품은 1962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지금까지 121년 동안 동화약품이 유지된 이유는 활명수, 판콜에이, 후시딘 등 누구에게나 친숙한 대표 브랜드를 300개 이상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385년에 창립해 630년 넘게 26대를 이어온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명가 안티노리(Antinori)의 피에로 안티노리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가치를 확고히 했다.
“어느 한 해 빈티지가 나쁘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티노리는 그 역시도 비즈니스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안티노리에 대한 명예와 가치를 자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앞으로의 100년을 생각한다. 상장기업이라면 결코 이해 못할 것이다”

 

시스템 갖춘 합리적 오너십
장수기업은 원 맨 팀이 아니다. 한 명의 히어로에게 의존하지도 않는다. 엄격한 기준과 규율 아래 철두철미한 검증을 거친 경영인을 완성시키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가족기업협회(FFI) 정회원이자 에프비솔루션즈 대표로 가업승계 연구전문가인 김선화 박사는 명문장수기업연구회 조찬포럼에서 “200년이 넘는 글로벌 장수기업을 연구한 결과, 창업 당시부터 유지해온 경영이념과 가치관을 지키려는 공통점이 있다. 그중 중요한 것이 바로 오너십”이라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 기관투자자가 투자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고객 자산을 충실히 관리하게 유도하는 자율지침) 계승, 소유권에 대한 명확한 책임과 의무 같은 경영 시스템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가업승계가 주를 이루는 국내 기업의 특성상 가족갈등이나 상속분쟁, 계승자의 자질 부족, 독단적 경영과 원칙이 결여된 경영참여(Nepotism : 친족중용주의) 등은 장수기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요소라고 꼽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총수 자녀의 임원 승진 기간은 입사 후 평균 6년이라고 한다. 권력 승계는 신속히 이뤄지는 반면, 임직원의 호응이 필요한 권위를 얻기에는 물리적으로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인지시키려는 노력도 아쉽다. 사회공헌에 대한 윤리적 경영철학 역시 승계 관련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대안이 될 수 있다.
1856년 창립 이후 6대째 이어져온 발렌베리(Wallenberg)그룹은 에릭손. 사브, 일렉트로룩스 등 수십 개의 상장 및 비상장사를 거느린 연매출 250조 원의 대표적 세습기업이다. 국민총생산의 30%, 시가총액의 40% 등 스웨덴의 명실상부한 경제 주체로 명성을 떨치는 이유에 대해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세대마다 열정을 바칠 후손이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의 조상은 그룹을 이끌 위대한 경영진과 최적의 이사회 구성원을 현명하게 찾아냈다. 발렌베리들은 결코 독단적으로 일하지 않는다”
평균수명 17.6세에 머무는 국내 기업의 현실에 귀감이 될 고견이다.

 


Editor 문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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