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논란의 쟁점, 탄력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CEO& SpecialⅠ | 2018년 09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논란의 쟁점, 탄력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지난 7월 1일부터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300인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기업과 특례제외 업종의 노동시간이 주 68시간에서 주 52시간으로 줄어들었다. 노동시간 단축의 가장 큰 이유는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이다. OECD 회원국 중 최상의 노동강도를 가진 우리나라의 경우 바닥에 있는 국민행복지수 회복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포석이라 하겠다.  

 

095c4e3e271c75c6a3a9371744282326_1536551791_7998.jpg

 

고용노동부는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적용된 사업장 3,627곳을 대상으로 이행 실태를 점검 중이다. 제도 시행 전인 7월 23일,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는 등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보완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노사 간 의견 차이가 큰 탄력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도 대응 방안에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노사 간 양보 없는 탄력근로제
탄력근로제는 업무가 몰리는 시기에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일이 없는 기간에는 업무 시간을 단축해 평균적인 근로시간을 법정기준에 맞추는 제도다. 현재 경영계에서는 최대 3개월로 지정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확대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단위기간을 확대할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프랑스, 포르투갈, 핀란드, 일본 등은 탄력근로제의 적용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장 3개월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경영계에서는 계절적 수요에 따라 집중노동이 필요한 특수업종의 경우 최장 3개월 기간으로는 주 52시간 근무를 맞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할 경우 노동의 강도가 급격히 강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로서는 노사 간의 첨예한 대립 속에 운용 실태조사를 거쳐 하반기에 내놓을 가이드라인 책정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탄력근로제 시행을 위해서는 노사가 원만한 합의기간을 거쳐야하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성수기가 긴 일부 업종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발생한다. 특히, 화학이나 정유 업계는 2~3년에 1회 가량 공장 가동을 중지하고 대대적인 정비를 시행하는데, 정비 기간이 길수록 경제적 손해도 커지게 된다. 결국, 단기간에 최대한 많은 인력을 투입해 신속하게 정비를 마치는 것이 업계의 통상적인 방식이다.
화학, 정유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비 기간 동안 근로자 1명이 주당 80~90시간 정도 근무하게 되는데,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 이것이 불가능하다. 정비에는 전문가가 필요한 까닭에 단기인력을 고용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용노동부는 특별연장근로 허용을 요청한 업계에 대해 일단은 거절의사를 답했다.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늘릴 경우 근로시간 단축의 근본적인 취지가 훼손된다는 입장에서다.
특별연장근로란 일주일 동안의 최대 근무시간인 52시간 외에 노사의 협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에 따라 초과근로를 인정해 주는 제도다. 허용 기준이 까다로워 지난 2013년부터 단 38건만이 승인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비롯해 국가에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자연재난 및 사회재난, 그리고 이에 준하는 사고로 허용기준이 한정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노사 간의 원만한 협의가 성사되면 1년에 360시간의 추가 근로가 가능하다.

 

095c4e3e271c75c6a3a9371744282326_1536551793_6496.jpg

 

정부 당국, 유연성 담은 가이드라인 예고
고용노동부는 올해 하반기 중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도입된 사업장의 실태조사를 거쳐 보다 보완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김영주 장관은 지난 7월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IT, 계절과 밀접한 일부 산업군, 수출 전문업체 등 특수한 업종의 경우 3개월 탄력근로제로는 부족하다는 요구가 많다. 6개월의 계도기간 동안 세밀한 실태조사를 통해 업종 및 산업별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7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사회 장관들과 함께 한 현안 간담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역시 근로시간 단축 시행 6개월 유예와 관련한 후속 보완대책을 논의하며 “불가피한 경우 법적요건에 따른 인가를 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배려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는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시장친화적인 유연성을 의미하는 발언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 설정 이후까지 제도적 정착을 위해 시장과 경제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부총리는 “정보통신기술산업의 경우 서버다운, 해킹 같은 긴급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별연장근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많다.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 시행 규칙에 따른 부처 지침을 통해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경영계의 목소리와 맥락을 같이 한다. 경영계에서는 건설, 정유, 석유화학, 방송 등 일부 특수한 업종의 경우 주 52시간을 넘는 초과 근로가 불가피한 점을 들어 특별연장근로 인가범위 확대를 요청해 온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주 52 근무제도가 수정 없이 시행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 출신인 고용노동부 김영주 장관에게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근로감독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정부 당국이 유연한 보완책 마련을 예고한 만큼 올 하반기 노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현명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Editor 문효근
 


(주)시이오파트너스 | 월간<CEO&>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98길 3 (갈월동) KCC IT빌딩 5층 (우 04334)
문의전화 : Tel 02-2253-1114, 02-2237-1025 | Fax 02-2232-0277
Copyright CEOPARTNERS All rights reserved. 월간<CEO&>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