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지속성장을 위해 신제품 개발과 혁신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욕망, 잠재된 욕구를 끄집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말 그대로 잠재돼 있기에 진단하기도 측정하기도 쉽지 않으며, 심지어 소비자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니즈(Needs)를 알아내고자 기업은 메인 타깃이 아닌 극한 사용자(Extreme User)에게 주목한다. 디자인 씽킹은 공감을 통해 고객 마음 깊은 곳을 읽어내고, 섬세한 관찰을 통해 고객이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문제, 나아가 보이지 않는 문제까지 찾아낸다.   

 

 

 


극한 사용자란 일반적 다수의 사용자와는 조금 다르게 살며,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소비하는 소수 사람들을 일컫는다. 통상적인 수요공급곡선이 그리는 종 모양 그래프 상에서 양 극단에 있는 소비자라 이해하면 된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이들에게서는 정형화되지 않은 생각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바로 그것이다.  

극한 사용자에게 공감하면 새 시각 열린다.
냉방제품 예를 들어보자. 냉방을 위한 전자제품의 필수조건은 인체의 피부에 닿는 공기층을 흔들거나 실제 피부 표면을 차갑게 만들어 시원하게 느끼도록 해 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갖는 요구는 비교적 예측하기 쉬운 것들이다. 전자제품 제조회사는 해마다 앞다퉈 소비자가 원하는,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쾌적하게 만들어 줄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한다. 전력 소모를 줄여 경제적으로 부담 없는 여름을 보내게 해 줄 제품, 모터 소음 없는 고요한 시원함을 선사하는 제품, 실외기 하나에 실내기  2개가 세트인 2+1이라는 가성비 좋은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그런데 예외적인 소비자가 있다. 날씨가 꽤 더웠던 어느 날, 지인의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그는 실내 가득한 후덥지근한 공기에도 불구하고 선풍기도 에어컨도 켜지 않고 있었다. 더운데 왜 에어컨을 켜지 않느냐는 말에 “바람이 싫어서요”라고 답했다. 바람이 싫어 그렇게까지 덥지 않아도 선풍기보다는 에어컨을 선택하는 필자로서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답이었다. 바람이 닿는 것이 싫어 시원함 자체를 포기하는, 일반적 예측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소비자는 의외로 어느 제품군에나 존재한다. 
극한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통해 소비자의 잠재된 욕구를 찾아내어 신제품화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예가 무풍 에어컨이다. 삼성전자 에어컨 개발팀은 신제품 개발에 앞서 사용자에 대한 철저한 공감 과정을 가졌다. 가정용 에어컨 사용자뿐만 아니라 대형 호텔, 쇼핑센터 관리자와 에어컨 기술자까지 만나 인터뷰하고 관찰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바람에 매우 민감하며 피부에 바람이 닿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원하기를 원하지만 바람이 느껴지는 것은 싫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개발팀은 에어컨의 극한 사용자로 규정하고 새로운 고객층으로 파악한 것이다. 

고객 마음 읽는 ‘공감지도’
비즈니스 씽킹과 디자인 씽킹의 차이 중 하나는 전자는 분명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후자는 문제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과정을 먼저 수행한 후 해결과정으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지금 못지않게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다. 신규 브랜드는 빠른 시간 내 시장 진입을 성공적으로 해야 했고, 러닝 브랜드는 올해의 목표 매출액을 기필코 달성해야 했다. 목표가 뚜렷했기에 조직 구성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고 있는 소비자의 욕구는 매우 복잡하고 디테일하며, 가변적이다.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그들을 모아 한 줄로 세울 방법이란 좀처럼 없다. 
영국 SF 드라마 <블랙 미러(Black Mirror)> 시즌 4의 6화 ‘블랙 뮤지엄’ 편에 오감 공감 복제기라는 첨단장치가 등장한다. 감지장치가 달린 헤드셋을 쓰면 고객의 오감으로 들어오는 자극을 그대로 컴퓨터로 전달해 주는 것이다. 물론, 영화 속 상상일 뿐 현실화된 것은 아니다. 시사하는 점은 지금 우리가 고객에게 제대로 공감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직접적이고 디테일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고객의 마음을 읽는 지도’로 풀이되는 공감지도(Empathy Map)는 크게 2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고객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가는 여정과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 가장 얻고 싶었던 점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무엇을 보고자(See)하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위해 생각하는 것을 그려보게 하고, 그렇게 그린 이유와 생각과 느낌(Think & Feel)을 이야기하게 한다. 만약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말을 할 것인지(Say & Do) 묻고, 그들이 주변인에게 이를 알렸을 때 그들이 뭐라고 말하는 걸 들었는지(Hear) 묻는다. 그 과정에서 고객이 가장 불편해했던 지점(Pain)과 가장 얻고 싶어했던 무엇(Gain)을 정리해 완성한다. 
각 과정 내내 포스트잇에 적고 붙여가며 진행된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일련의 과정은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상황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고객의 깊은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내게 도와줄 수 있다. 
기업이 고객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해를 넘어 고객에게 ‘공감’하고 ‘소통’하며 고객이 갖고 있는 기대, 고객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한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의 마음을 읽으려는 애티튜드(Attitude)가 필요하다. 공감을 통해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 기업이 고객의 로열티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송지후    
한성대학교 디자인교양학부 교수 / 디자인학박사, 교육학박사과정 / 디자인 씽킹, 컬러워크숍 등 맞춤형 인 하우스 기업교육 /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패션협회, 서울산업진흥원, 롯데백화점 자문 / 前 코오롱, LF, 제일모직 등 실무자 및 C-suite 교육 / 前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겸임교수 / 前 연세 패션&라이프스타일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 前 장안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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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잠재적 니즈를 여는 열쇠, 공감

Design Thinking, 공감과 직관의 조화 Design Thinking | 4 |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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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잠재적 니즈를 여는 열쇠, 공감

 

기업은 지속성장을 위해 신제품 개발과 혁신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욕망, 잠재된 욕구를 끄집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말 그대로 잠재돼 있기에 진단하기도 측정하기도 쉽지 않으며, 심지어 소비자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다. 이런 니즈(Needs)를 알아내고자 기업은 메인 타깃이 아닌 극한 사용자(Extreme User)에게 주목한다. 디자인 씽킹은 공감을 통해 고객 마음 깊은 곳을 읽어내고, 섬세한 관찰을 통해 고객이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문제, 나아가 보이지 않는 문제까지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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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사용자란 일반적 다수의 사용자와는 조금 다르게 살며,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소비하는 소수 사람들을 일컫는다. 통상적인 수요공급곡선이 그리는 종 모양 그래프 상에서 양 극단에 있는 소비자라 이해하면 된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이들에게서는 정형화되지 않은 생각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바로 그것이다.  

극한 사용자에게 공감하면 새 시각 열린다.
냉방제품 예를 들어보자. 냉방을 위한 전자제품의 필수조건은 인체의 피부에 닿는 공기층을 흔들거나 실제 피부 표면을 차갑게 만들어 시원하게 느끼도록 해 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갖는 요구는 비교적 예측하기 쉬운 것들이다. 전자제품 제조회사는 해마다 앞다퉈 소비자가 원하는,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쾌적하게 만들어 줄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한다. 전력 소모를 줄여 경제적으로 부담 없는 여름을 보내게 해 줄 제품, 모터 소음 없는 고요한 시원함을 선사하는 제품, 실외기 하나에 실내기  2개가 세트인 2+1이라는 가성비 좋은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그런데 예외적인 소비자가 있다. 날씨가 꽤 더웠던 어느 날, 지인의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그는 실내 가득한 후덥지근한 공기에도 불구하고 선풍기도 에어컨도 켜지 않고 있었다. 더운데 왜 에어컨을 켜지 않느냐는 말에 “바람이 싫어서요”라고 답했다. 바람이 싫어 그렇게까지 덥지 않아도 선풍기보다는 에어컨을 선택하는 필자로서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답이었다. 바람이 닿는 것이 싫어 시원함 자체를 포기하는, 일반적 예측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소비자는 의외로 어느 제품군에나 존재한다. 
극한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통해 소비자의 잠재된 욕구를 찾아내어 신제품화하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예가 무풍 에어컨이다. 삼성전자 에어컨 개발팀은 신제품 개발에 앞서 사용자에 대한 철저한 공감 과정을 가졌다. 가정용 에어컨 사용자뿐만 아니라 대형 호텔, 쇼핑센터 관리자와 에어컨 기술자까지 만나 인터뷰하고 관찰을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바람에 매우 민감하며 피부에 바람이 닿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원하기를 원하지만 바람이 느껴지는 것은 싫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을 개발팀은 에어컨의 극한 사용자로 규정하고 새로운 고객층으로 파악한 것이다. 

고객 마음 읽는 ‘공감지도’
비즈니스 씽킹과 디자인 씽킹의 차이 중 하나는 전자는 분명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후자는 문제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과정을 먼저 수행한 후 해결과정으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지금 못지않게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다. 신규 브랜드는 빠른 시간 내 시장 진입을 성공적으로 해야 했고, 러닝 브랜드는 올해의 목표 매출액을 기필코 달성해야 했다. 목표가 뚜렷했기에 조직 구성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시대를 살고 있는 소비자의 욕구는 매우 복잡하고 디테일하며, 가변적이다.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그들을 모아 한 줄로 세울 방법이란 좀처럼 없다. 
영국 SF 드라마 <블랙 미러(Black Mirror)> 시즌 4의 6화 ‘블랙 뮤지엄’ 편에 오감 공감 복제기라는 첨단장치가 등장한다. 감지장치가 달린 헤드셋을 쓰면 고객의 오감으로 들어오는 자극을 그대로 컴퓨터로 전달해 주는 것이다. 물론, 영화 속 상상일 뿐 현실화된 것은 아니다. 시사하는 점은 지금 우리가 고객에게 제대로 공감하기 위해서는 좀 더 직접적이고 디테일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 ‘고객의 마음을 읽는 지도’로 풀이되는 공감지도(Empathy Map)는 크게 2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고객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가는 여정과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 가장 얻고 싶었던 점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무엇을 보고자(See)하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위해 생각하는 것을 그려보게 하고, 그렇게 그린 이유와 생각과 느낌(Think & Feel)을 이야기하게 한다. 만약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말을 할 것인지(Say & Do) 묻고, 그들이 주변인에게 이를 알렸을 때 그들이 뭐라고 말하는 걸 들었는지(Hear) 묻는다. 그 과정에서 고객이 가장 불편해했던 지점(Pain)과 가장 얻고 싶어했던 무엇(Gain)을 정리해 완성한다. 
각 과정 내내 포스트잇에 적고 붙여가며 진행된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일련의 과정은 고객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상황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고객의 깊은 생각을 밖으로 끄집어내게 도와줄 수 있다. 
기업이 고객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해를 넘어 고객에게 ‘공감’하고 ‘소통’하며 고객이 갖고 있는 기대, 고객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한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의 마음을 읽으려는 애티튜드(Attitude)가 필요하다. 공감을 통해 고객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 기업이 고객의 로열티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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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후    
한성대학교 디자인교양학부 교수 / 디자인학박사, 교육학박사과정 / 디자인 씽킹, 컬러워크숍 등 맞춤형 인 하우스 기업교육 /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패션협회, 서울산업진흥원, 롯데백화점 자문 / 前 코오롱, LF, 제일모직 등 실무자 및 C-suite 교육 / 前 연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겸임교수 / 前 연세 패션&라이프스타일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 前 장안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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