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에서 괘(卦)를 일으키는 행위는 얻고자 하는 목적이나 묻고자 하는 바에 대한 천지(天地) 음양의 기류를 감지하는 것이다. 괘에는 ‘건다’는 뜻이 있는데, 나를 주체로 마음, 상황 그리고 자연의 기운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아본다는 의미다.
무엇을 ‘건다’는 것에는 사상과 믿음처럼 절대적이며 형이상학적인 것도 있고, 재화, 물건, 출세 등 물리적이고 형이하학적인 요소도 있다. 절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관점의 주역을 의리역(義理易) 또는 서역(書易)이라고 한다. 정이천, 왕필, 주돈이, 주희 등의 계보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리(理)를 중심으로 심(心)을 이해하고 마음의 경지를 도학적으로 끌어 올리려는 시도를 했다.
이에 비해 물리적이고 형이하학적인 입장의 주역을 상수역(象數易)이라 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소강절(邵康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경덕, 이이, 이지함 등이 상수역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상수역의 입장은 심을 토대로 물상(物象)과 생멸(生滅)이 이루는 호환관계가 선천적으로 성립돼 있다는 점이다. <토정비결>에서 다루는 ‘이번 달에는 물을 조심하라’ 등의 경고는 모두 상수역의 체계를 통해 추출된다.
율곡 이이 역시 <획전유역부(畫前有易賦)>를 통해 상수역학의 이치를 밝힌 바 있다. 율곡 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파주 파평면 임진강 나루에 있는 화석정(花石亭)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임진강을 건너려 하자 어둠으로 앞뒤 분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율곡이 남긴 봉서를 뜯어보고 화석정에 불을 놓아 강을 건널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역에서의 의리역은 삼고의 시대와 복희, 주공, 문왕, 공자로 대표되는 사성(四聖)에 의해 완성된 체계이기 때문에 일점일획도 더하고 뺄 수 없다. 따라서 의리역을 숭상하는 유저(User)는 성인이 이뤄 놓은 진리의 발자취를 신중히 더듬어 되짚어 보는데서 공부의 묘미를 느낀다. 그리고 체득한 바를 도덕적 이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상수역을 숭상하는 이들은 선천적으로 확정돼 있는 원리에 집중한다. 이에 대한 탐구를 통해 마음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사물과 이해관계를 알아내 신통(神通)한 이치에 도달하려는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행위에도 의리(義理)의 관점과 상수(象數)의 입장이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의리를 통하지 않고는 상수에 도달할 수 없으며, 상수를 이해하지 않고는 의리를 제대로 관통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영에서 의리라 한다면 기업가정신이나 경영이념, 기업문화일 수 있다. 관견은 형이상학적 개념이 경영에 있어 확고하지 않다면 결코 영속적인 기업으로 남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주체(主體)가 약하기 때문이다. 주체가 없거나 약한 객체(客體)는 상호작용이 허약하게 돼 빠르게 소멸되고 말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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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周易)으로 읽는 경영 ⑮ 주체(主體)와 객체(客體) II

CEO Message, 노해정 휴먼네이처 대표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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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周易)으로 읽는 경영 ⑮ 주체(主體)와 객체(客體)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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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周易)에서 괘(卦)를 일으키는 행위는 얻고자 하는 목적이나 묻고자 하는 바에 대한 천지(天地) 음양의 기류를 감지하는 것이다. 괘에는 ‘건다’는 뜻이 있는데, 나를 주체로 마음, 상황 그리고 자연의 기운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아본다는 의미다.
무엇을 ‘건다’는 것에는 사상과 믿음처럼 절대적이며 형이상학적인 것도 있고, 재화, 물건, 출세 등 물리적이고 형이하학적인 요소도 있다. 절대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관점의 주역을 의리역(義理易) 또는 서역(書易)이라고 한다. 정이천, 왕필, 주돈이, 주희 등의 계보를 들 수 있다. 이들은 리(理)를 중심으로 심(心)을 이해하고 마음의 경지를 도학적으로 끌어 올리려는 시도를 했다.
이에 비해 물리적이고 형이하학적인 입장의 주역을 상수역(象數易)이라 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소강절(邵康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경덕, 이이, 이지함 등이 상수역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상수역의 입장은 심을 토대로 물상(物象)과 생멸(生滅)이 이루는 호환관계가 선천적으로 성립돼 있다는 점이다. <토정비결>에서 다루는 ‘이번 달에는 물을 조심하라’ 등의 경고는 모두 상수역의 체계를 통해 추출된다.
율곡 이이 역시 <획전유역부(畫前有易賦)>를 통해 상수역학의 이치를 밝힌 바 있다. 율곡 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파주 파평면 임진강 나루에 있는 화석정(花石亭)과 관련된 일화가 있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임진강을 건너려 하자 어둠으로 앞뒤 분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율곡이 남긴 봉서를 뜯어보고 화석정에 불을 놓아 강을 건널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역에서의 의리역은 삼고의 시대와 복희, 주공, 문왕, 공자로 대표되는 사성(四聖)에 의해 완성된 체계이기 때문에 일점일획도 더하고 뺄 수 없다. 따라서 의리역을 숭상하는 유저(User)는 성인이 이뤄 놓은 진리의 발자취를 신중히 더듬어 되짚어 보는데서 공부의 묘미를 느낀다. 그리고 체득한 바를 도덕적 이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상수역을 숭상하는 이들은 선천적으로 확정돼 있는 원리에 집중한다. 이에 대한 탐구를 통해 마음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사물과 이해관계를 알아내 신통(神通)한 이치에 도달하려는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행위에도 의리(義理)의 관점과 상수(象數)의 입장이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의리를 통하지 않고는 상수에 도달할 수 없으며, 상수를 이해하지 않고는 의리를 제대로 관통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영에서 의리라 한다면 기업가정신이나 경영이념, 기업문화일 수 있다. 관견은 형이상학적 개념이 경영에 있어 확고하지 않다면 결코 영속적인 기업으로 남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주체(主體)가 약하기 때문이다. 주체가 없거나 약한 객체(客體)는 상호작용이 허약하게 돼 빠르게 소멸되고 말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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