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는 되풀이되고 있는 난제다.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공공기관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익추구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폐단은 혁파될 수 없는 것일까?

 

 

 

한국서부발전의 전 고위간부가 지난 2월 3일 뇌물수수로 징역형이 확정됐다. 설 명절 연휴 기간 언론들을 통해 일제히 보도된 이 소식은 또 하나의 공직자 비리 이상의 사건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됐다.
이 전직 간부가 재직했던 서부발전은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중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원청업체다. 사망한 김 씨와 동료들은 발전소를 시운전하던 지난 2015년부터 컨베이어 벨트에 안전을 위해 물청소 장비를 갖춰 줄 것을 요청해 왔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작업장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문제와 함께 3억 원의 추가 비용 부담을 내세우며 난색을 보였던 것. 이와 같은 문제가 한창이던 시기인 2016년 원청업체인 서부발전 고위 간부는 뇌물을 챙겨 사익추구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공공기관, 사익추구 온상 전락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반복적으로 고조되는 세태다. 공공기관은 태생적으로 도덕적 해이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서부발전 고위간부의 사례와 같이 사회적 공분을 살 정도의 사익추구 심각성이 문제다.
공공기관은 주인인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들이 운영한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공공기관 운영자들로서는 도덕적 해이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영자들의 경우 주인인 국민들보다 우월한 정보력을 보유하는 비대칭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구조적 상황은 철저하게 감독기관의 견제와 감시가 사실상 이뤄질 수 없다. 이 점을 이용해 공공기관 고위직은 직무에 올바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기회주의적 사익추구 행태가 나타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러한 형국에서 공공기관은 비효율적 방만경영 등으로 만성적인 적자 운영이 되고, 그 적자수준이 심각할 경우 정부에서 보전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개선방안이 강구되지 않게 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국정감사 등 관리견제 시스템은 구체적 정보와 사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철저하게 감독을 하지 못하게 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는 또 부실경영으로 연결되는 도덕적 해이의 악순환에 빠지는 고리가 형성된다.
서부발전의 이 전직 고위간부는 청탁과 함께 현금 4,500만 원을 받은 게 밝혀졌고, 대법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징역 3년에 벌금 5,000만 원, 추징금 4,500만 원이다.
서부발전에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와 관련해 기술적 타당성 여부 등을 검토하는 업무를 총괄했던 이 간부는 지난 2016년 경북지역 연료전지발전소의 REC를 높은 단가로 사달라는 청탁과 함께 4,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었다.
확정선고 전 1심과 2심은 “피고인이 뇌물을 받아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면서 이와 같은 원심판결을 한 바 있다. 그리고 대법원 역시 “뇌물죄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면서 2심 판결 그대로 확정을 했다.

 

 

판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지난한 과정이다. 일단 감사에서 비리 지적을 받고 고발과 수사의뢰 처분을 받더라도 법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지난해 말 감사원은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직 원장과 연구원 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 또는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관련자 해임징계 문책처분을 KERI에 요구했다.
연구원들의 경우 겸업 승인을 받아 휴직을 하고 회사를 차린 후 KERI의 예산과 인력을 빼돌려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직 원장은 이들의 행위에 동조한 혐의다.
감사원의 공직비리 기동점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연구원장에게 B씨와 C씨를 해임하고, 전직 원장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에 비위내용을 통보해 공직후보자 관리에 활용될 수 있게 하라고 감사원은 KERI에 요구했다. 또한 이들이 전기연에서 빼돌린 예산 3,344만 원과 인건비 1억 3,000여만 원을 회수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올해 공개된 KERI의 2018년도 감사실적 및  2019년도 연간 자체감사계획에 따르면 징계심의는 유보된 것으로 결정났다. 심의대상자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 지난 1월 23일 징계위원회 개최 결과보고에서 검찰의 기소가 확정되거나 법원의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므로 징계 심의를 유보하고 1심 판결 후 재심의하는 것으로 의결된 것으로 심의 결과가 나왔다.
또한 감사원 처분요구 이행도 유보했다. 이 징계대상자에 대한 징계 심의 유보와 같이 전임 원장에 대한 인사혁신처 통보는 감사원의 검찰 고발 조치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진행하기로 했다.

 

부패지수 OECD 평균 못 미쳐
글로벌 반부패 NGO인 국제투명성기구는 지난달 각 나라별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했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도 부패인식지수가 전년 대비 3점 상승한 57점(100점 만점)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받았다. 순위로는 180개국 중 45위로 전년대비 6계단 상승했다.
문제는 이 역대 최고 점수조차도 OECD 평균인 68.1점에는 못 미친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어느 정도로 부패했던 사회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지난 2월 12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권력형 비리와 생활 속 적폐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지적하며 “부패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부패 예방 및 처벌강화 등을 통한 반부패 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최고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OECD 평균(68.1점) 수준까지는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반부패정책협의회의 기능 강화는 물론 공수처 설치 등 법과 제도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ditor 김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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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도덕적 해이’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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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도덕적 해이’ 되풀이

공공기관에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는 되풀이되고 있는 난제다.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모든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운영되는 공공기관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익추구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폐단은 혁파될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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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부발전의 전 고위간부가 지난 2월 3일 뇌물수수로 징역형이 확정됐다. 설 명절 연휴 기간 언론들을 통해 일제히 보도된 이 소식은 또 하나의 공직자 비리 이상의 사건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게 됐다.
이 전직 간부가 재직했던 서부발전은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중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원청업체다. 사망한 김 씨와 동료들은 발전소를 시운전하던 지난 2015년부터 컨베이어 벨트에 안전을 위해 물청소 장비를 갖춰 줄 것을 요청해 왔었다.
이에 대해 회사는 작업장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문제와 함께 3억 원의 추가 비용 부담을 내세우며 난색을 보였던 것. 이와 같은 문제가 한창이던 시기인 2016년 원청업체인 서부발전 고위 간부는 뇌물을 챙겨 사익추구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공공기관, 사익추구 온상 전락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반복적으로 고조되는 세태다. 공공기관은 태생적으로 도덕적 해이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서부발전 고위간부의 사례와 같이 사회적 공분을 살 정도의 사익추구 심각성이 문제다.
공공기관은 주인인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들이 운영한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공공기관 운영자들로서는 도덕적 해이의 유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경영자들의 경우 주인인 국민들보다 우월한 정보력을 보유하는 비대칭적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구조적 상황은 철저하게 감독기관의 견제와 감시가 사실상 이뤄질 수 없다. 이 점을 이용해 공공기관 고위직은 직무에 올바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기회주의적 사익추구 행태가 나타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이러한 형국에서 공공기관은 비효율적 방만경영 등으로 만성적인 적자 운영이 되고, 그 적자수준이 심각할 경우 정부에서 보전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개선방안이 강구되지 않게 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국정감사 등 관리견제 시스템은 구체적 정보와 사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철저하게 감독을 하지 못하게 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는 또 부실경영으로 연결되는 도덕적 해이의 악순환에 빠지는 고리가 형성된다.
서부발전의 이 전직 고위간부는 청탁과 함께 현금 4,500만 원을 받은 게 밝혀졌고, 대법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징역 3년에 벌금 5,000만 원, 추징금 4,500만 원이다.
서부발전에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와 관련해 기술적 타당성 여부 등을 검토하는 업무를 총괄했던 이 간부는 지난 2016년 경북지역 연료전지발전소의 REC를 높은 단가로 사달라는 청탁과 함께 4,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었다.
확정선고 전 1심과 2심은 “피고인이 뇌물을 받아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사회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면서 이와 같은 원심판결을 한 바 있다. 그리고 대법원 역시 “뇌물죄 관련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면서 2심 판결 그대로 확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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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지난한 과정이다. 일단 감사에서 비리 지적을 받고 고발과 수사의뢰 처분을 받더라도 법의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지난해 말 감사원은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직 원장과 연구원 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 또는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관련자 해임징계 문책처분을 KERI에 요구했다.
연구원들의 경우 겸업 승인을 받아 휴직을 하고 회사를 차린 후 KERI의 예산과 인력을 빼돌려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직 원장은 이들의 행위에 동조한 혐의다.
감사원의 공직비리 기동점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연구원장에게 B씨와 C씨를 해임하고, 전직 원장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에 비위내용을 통보해 공직후보자 관리에 활용될 수 있게 하라고 감사원은 KERI에 요구했다. 또한 이들이 전기연에서 빼돌린 예산 3,344만 원과 인건비 1억 3,000여만 원을 회수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고,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올해 공개된 KERI의 2018년도 감사실적 및  2019년도 연간 자체감사계획에 따르면 징계심의는 유보된 것으로 결정났다. 심의대상자가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 지난 1월 23일 징계위원회 개최 결과보고에서 검찰의 기소가 확정되거나 법원의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므로 징계 심의를 유보하고 1심 판결 후 재심의하는 것으로 의결된 것으로 심의 결과가 나왔다.
또한 감사원 처분요구 이행도 유보했다. 이 징계대상자에 대한 징계 심의 유보와 같이 전임 원장에 대한 인사혁신처 통보는 감사원의 검찰 고발 조치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진행하기로 했다.

 

부패지수 OECD 평균 못 미쳐
글로벌 반부패 NGO인 국제투명성기구는 지난달 각 나라별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했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도 부패인식지수가 전년 대비 3점 상승한 57점(100점 만점)으로 역대 최고 점수를 받았다. 순위로는 180개국 중 45위로 전년대비 6계단 상승했다.
문제는 이 역대 최고 점수조차도 OECD 평균인 68.1점에는 못 미친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어느 정도로 부패했던 사회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지난 2월 12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권력형 비리와 생활 속 적폐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지적하며 “부패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부패 예방 및 처벌강화 등을 통한 반부패 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최고 점수를 받기는 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면서 “OECD 평균(68.1점) 수준까지는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반부패정책협의회의 기능 강화는 물론 공수처 설치 등 법과 제도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ditor 김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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