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중립국하면 스위스를 떠올린다. 스위스는 정치적 중립국으로, 강대국 틈에서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스위스 같은 영세중립국이 아닌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상업중립국 개념이 등장했다. 대표적 국가가 ‘유럽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룩셈부르크(Luxemburg)다. 인구 59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세계 1위 GDP를 자랑하는 유럽 경제허브로 자리 잡았다.

 

 

룩셈부르크의 어원 ‘Lucilinburhuc’는 ‘작은 성채’라는 뜻이다. 국가 전체 면적이 제주도 정도지만 근로자 1명이 생산하는 부가가치(시간당 81달러 수준)는 미국, 독일 보다 40% 가량 높다. 룩셈부르크의 노동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노동력이다. 주변국에서 통근하는 직장인의 유입으로, 국민으로 포함되지는 않지만 생산 부문이 지대한 영향력을 기여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규제완화와 세제혜택을 통한 대규모 자본유입이다. 인구 59만 명 중 42%가 외국인이라는 점, 그들이 4개 언어(룩셈부르크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상업중립국으로서 경제적 이점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고 있다.

 

 

끼어있는 완충지대?
중립국이라는 개념은 상충돼 보이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 강대국 사이에 끼어 억압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주변국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호황을 함께 누리기도 한다. ‘둘 사이에 낀 땅 (Une Terre D’entre-Deux)’으로 불리는 룩셈부르크가 강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로부터 끝없이 영향을 받는 역사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설명해준다.
또한. 벨기에 동쪽에 혹처럼 붙어있어, 지정학적으로 프랑스 라틴 문화와 독일 게르만 문화가 서로 맞물리는 교차로가 룩셈부르크다. 하지만 이런 지리적 요건이 생산성 증가의 바로미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일찌감치 작은 국토와 인구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주요 강대국에 둘러싸인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교통 및 물류 인프라와 효율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단단한 경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금융 강국이라는 점이다. 다양한 국제기구들이 상주하며 국제 금융환경을 관리하고 감독한다.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국제결제은행(BIS)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독일의 배상금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중앙은행 사이의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룩셈부르크에는 유럽투자은행(EIB)과 유럽사법재판소도 있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고객의 비밀을 철저히 보장해주고, 파격적인 세제해택을 통해 막대한 예금을 유치했다. 또한, 정치적 안정성과 양질의 주변국 인력 유입에 따른 자본을 활용해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스위스 역시 독일과 프랑스에 인접해 있지만 룩셈부르크만큼 생산성이 높지는 않다. 룩셈부르크는 영세중립국이 아닌 상업중립국으로서 국제사회와의 경제협력을 통해 소국의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중립국의 조건, 넛 크래커
넛 크래커(Nut Cracker)는 대한민국이 경제 선진국에게는 기술(일본)을, 상대적 후진국에게는 가격경쟁(중국)에서 밀린 상황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를 호두 깨는 기구(Nut Cracker)에 낀 호두에 비유한 것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4대 강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다. 세계 경제 1위부터 3위까지 국가에 인접해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끊임없는 간섭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중립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통일 이슈가 해외에서 주목하는 이유는 통일 대한민국이 동북아시아의 균형자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기 때문이다. 열악하다고 판단했던 지리적 약점이 강점이 되는 반전의 기회가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을 중국과 러시아로 연결시키는 길목으로서, 러시아와의 유라시아 철도개발 및 천연가스 터미널 건설 등 새로운 기반을 확충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동북아시아 경제허브로 급성장할 수 있다.
관건은 정치적 안정이다. 룩셈부르크의 경우 입헌군주제 국가로 정치적 안정성이 매우 높다. 스위스 또한 영세중립국의 입장으로 일체의 정치적 간섭이 없는 나라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게 남겨진 통일이라는 과제가 위험한 폭탄이자 환희의 폭죽이라고 평가되는 근본적 원인이다.
지난 천 년 동안 동북아시아 한복판에서 열강의 교차점 역할을 해온 대한민국은 최근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류를 통해 문화강국의 가능성은 이미 검증됐다. 국경을 넘어서는 소통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줬으며, 미래의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동북아시아 경제중립국으로서 정체성을 공포한 것이다.
한반도의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 경제가 놓치지 말아야할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기존 중립국가의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할 이유다. 

 


Editor 김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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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 시선으로 본 대한민국 경제 미래

Face to Face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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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 시선으로 본 대한민국 경제 미래

흔히 중립국하면 스위스를 떠올린다. 스위스는 정치적 중립국으로, 강대국 틈에서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스위스 같은 영세중립국이 아닌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하는 상업중립국 개념이 등장했다. 대표적 국가가 ‘유럽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룩셈부르크(Luxemburg)다. 인구 59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세계 1위 GDP를 자랑하는 유럽 경제허브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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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의 어원 ‘Lucilinburhuc’는 ‘작은 성채’라는 뜻이다. 국가 전체 면적이 제주도 정도지만 근로자 1명이 생산하는 부가가치(시간당 81달러 수준)는 미국, 독일 보다 40% 가량 높다. 룩셈부르크의 노동생산성이 높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노동력이다. 주변국에서 통근하는 직장인의 유입으로, 국민으로 포함되지는 않지만 생산 부문이 지대한 영향력을 기여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규제완화와 세제혜택을 통한 대규모 자본유입이다. 인구 59만 명 중 42%가 외국인이라는 점, 그들이 4개 언어(룩셈부르크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상업중립국으로서 경제적 이점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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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어있는 완충지대?
중립국이라는 개념은 상충돼 보이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 강대국 사이에 끼어 억압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주변국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호황을 함께 누리기도 한다. ‘둘 사이에 낀 땅 (Une Terre D’entre-Deux)’으로 불리는 룩셈부르크가 강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로부터 끝없이 영향을 받는 역사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설명해준다.
또한. 벨기에 동쪽에 혹처럼 붙어있어, 지정학적으로 프랑스 라틴 문화와 독일 게르만 문화가 서로 맞물리는 교차로가 룩셈부르크다. 하지만 이런 지리적 요건이 생산성 증가의 바로미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일찌감치 작은 국토와 인구 한계를 극복하는 한편, 주요 강대국에 둘러싸인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교통 및 물류 인프라와 효율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단단한 경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금융 강국이라는 점이다. 다양한 국제기구들이 상주하며 국제 금융환경을 관리하고 감독한다. 스위스 바젤에 위치한 국제결제은행(BIS)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독일의 배상금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중앙은행 사이의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룩셈부르크에는 유럽투자은행(EIB)과 유럽사법재판소도 있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규제를 완화해 고객의 비밀을 철저히 보장해주고, 파격적인 세제해택을 통해 막대한 예금을 유치했다. 또한, 정치적 안정성과 양질의 주변국 인력 유입에 따른 자본을 활용해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스위스 역시 독일과 프랑스에 인접해 있지만 룩셈부르크만큼 생산성이 높지는 않다. 룩셈부르크는 영세중립국이 아닌 상업중립국으로서 국제사회와의 경제협력을 통해 소국의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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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국의 조건, 넛 크래커
넛 크래커(Nut Cracker)는 대한민국이 경제 선진국에게는 기술(일본)을, 상대적 후진국에게는 가격경쟁(중국)에서 밀린 상황을 가리킨다. 우리나라를 호두 깨는 기구(Nut Cracker)에 낀 호두에 비유한 것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4대 강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여 있다. 세계 경제 1위부터 3위까지 국가에 인접해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끊임없는 간섭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중립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통일 이슈가 해외에서 주목하는 이유는 통일 대한민국이 동북아시아의 균형자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기 때문이다. 열악하다고 판단했던 지리적 약점이 강점이 되는 반전의 기회가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을 중국과 러시아로 연결시키는 길목으로서, 러시아와의 유라시아 철도개발 및 천연가스 터미널 건설 등 새로운 기반을 확충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동북아시아 경제허브로 급성장할 수 있다.
관건은 정치적 안정이다. 룩셈부르크의 경우 입헌군주제 국가로 정치적 안정성이 매우 높다. 스위스 또한 영세중립국의 입장으로 일체의 정치적 간섭이 없는 나라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게 남겨진 통일이라는 과제가 위험한 폭탄이자 환희의 폭죽이라고 평가되는 근본적 원인이다.
지난 천 년 동안 동북아시아 한복판에서 열강의 교차점 역할을 해온 대한민국은 최근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한류를 통해 문화강국의 가능성은 이미 검증됐다. 국경을 넘어서는 소통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줬으며, 미래의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동북아시아 경제중립국으로서 정체성을 공포한 것이다.
한반도의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그와 함께 대한민국 경제가 놓치지 말아야할 절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기존 중립국가의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야할 이유다. 

 


Editor 김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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