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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의 가치평가와 한화S&C 사례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 28 |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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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의 가치평가와 한화S&C 사례

비상장주식은 거래소에서 시가가 없는 주식이다. 그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기 위하여 실무적으로는 현금흐름할인법이나 델라웨어 블록 방식 등이 사용된다. 한화S&C 사례에서는 현금흐름할인법을 사용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전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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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에 시가라는 것도 없다. 그렇다면 거래소에서의 시가가 없는 비상장주식은 어떻게 거래가 이뤄질까? 이는 비상장주식의 가치평가(Valuation)의 문제다.

 

평가목적 따른 가치평가 방법 존재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세법에 의한 평가방법이다. 비상장주식이라도 엄연히 가치가 있는 것이고, 이를 상속하거나 증여할 경우에는 세금을 매겨야 한다. 그러므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에서는 시가가 없는 비상장주식을 위한 보충적 평가방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할 경우 과거의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각 3과 2의 비율로 가중 평균해 기계적으로 주식의 가치를 산정하게 된다.
이럴 경우 항상 일정한 주식의 가치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주식의 가치를 입증해서 세금을 자진납부 하여야 할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편리한 방법이다. 하지만 기업의 미래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따라서 급속도로 성장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실제 시장에서의 가치보다 훨씬 저평가된다는 약점이 있다.
두 번째는 현금흐름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Method, DCF법)이다. 주식의 가치는 의결권과 현금흐름권의 가치의 총합이라는 전제 하에, 주식으로부터 나오는 미래의 현금흐름(배당금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을 현재가치로 환가해 주식의 가치를 산정한다. M&A 등 기업을 사고 팔 때 이 방식을 많이 활용하는데, 기업의 가치는 결국 그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이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현금흐름할인법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므로 거래 당사자 사이에 대등한 협상력을 가진 경우(이른바 Arm’s Length Negotiation의 경우)에는 특히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평가자가 미래현금흐름 예상액이나 현재가치 할인율 등을 자의적으로 정할 경우 평가자의 의도대로 주식가치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형사재판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방법은 델라웨어 블록 방식(Delaware Block Approach)이다.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의해 채택된 데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기업의 자산, 수익, 시장가치의 세 요소를 적절히 가중 평균해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연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방법은 법원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과거 기업들은 경영권승계나 기업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계열사 간 또는 특수관계인 간의 비상장주식 거래 시 상증세법에 의한 보충적 평가방법을 간편하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이후 검찰과 법원은 업무상 배임죄 등의 사건에서, 상증세법에 의한 평가방법은 기업의 실제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대신에 델라웨어 블록방식으로 주식의 가치를 산정하기 시작하였다. SK그룹의 워커힐 주식, 삼성그룹의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LG그룹의 LG석유화학 주식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렇다면 자산가치, 수익가치, 시장가치 세 요소를 가중 평균함에 있어 어떤 비율을 사용해야 할까?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6. 11. 24 자 2004마1022 결정)에 따르면 시장, 자산, 수익가치 등을 반영함에 있어 당해 회사의 상황이나 업종 특성 등을 고려해 평가요소를 반영하는 비율을 각각 다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보통은 공장, 시설 등 실물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장치산업(석유화학, 철강 등)의 경우에는 자산가치의 비중을 높이고, 소프트웨어나 기술 등 무형의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IT산업의 경우 수익가치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보통이다.

 

한화S&C 사례, 회사·검찰·법원 모두 다르게 평가
주목할 만한 사례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등이 업무상 배임죄로 기소되었던 한화S&C 사례다. 이 사건에서는 비상장주식인 한화S&C의 주식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현금흐름할인법을 적용해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삼일회계법인은 4,614원을, 검찰은 229,903원을, 법원은 27,517원을 각각 한화S&C의 주식가치로 평가했다.
한화S&C는 2001년 3월 29일, 한화그룹 내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 및 구축 서비스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된 비상장회사다. 2005년 1월을 기준으로 김승연 회장이 한화S&C 주식의 33.33%(20만주), ㈜한화가 66.67%(40만주)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2005년 6월 17일,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에게 ㈜한화의 보유주식 40만주 전량을 주당 5,100원, 총 20억 4천만 원에 매각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하였다.
한화그룹에서 밝힌 주식매각 사유는 다음과 같다. ‘한화S&C의 재무구조 개선 및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증자가 필요한데, 기존 대주주인 ㈜한화는 추가 출자 여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가 필요하고, 그룹 전산시스템 보안문제 때문에 내부 인물인 김동관에게 대주주 지위를 양도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당시 한화S&C 주식에 대한 1주당 평가액은 액면가 5,000원, 상증법에 따른 평가방법 517원, 현금흐름할인법에 따른 삼일회계법인의 평가액 4,614원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평가금액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보았는데, 검찰 자체적으로 계산한 평가액은 229,903원이었다.
결국, 서울서부지검은 2011년 1월 30일, 김승연 회장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업무상 배임)죄로 기소했다. 공소사실은 김승연 회장 등이 한화S&C 주식의 저가 매각을 통해 ㈜한화에게 899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한화가 주식을 매각할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매각가격은 적정했는지, ㈜한화 이사들은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공정하게 한화S&C 주식의 매각을 결정했는지 등이 주요 쟁점으로 심리되었다. 그런데 법원은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주식의 매각 목적은 편법적 경영 승계를 위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당시 이사회에서 결정된 매도가격인 주당 5,100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낮은 가격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는 점이었다.
한편, 동일한 쟁점으로 이사들의 책임을 묻기 위한 민사소송인 주주대표소송도 제기되었다. 경제개혁연대는 2010년 5월 19일, 김승연 회장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금액을 894억 원으로 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여기에 대해서는 2013년 10월 31일, 원고 일부승소 판결이 선고되었는데, 한화 이사들이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주식을 저가에 양도한 사실과 이사의 주의의무 위반책임이 인정되었다. 법원은 역시 현금흐름할인법을 적용해 한화S&C 주식을 주당 27,517원으로 평가하고, 이에 따라 배상금액을 적정주가와 실제양도가액의 차액인 89억 6천만 원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항소심 및 상고심에서 이 판결은 유지되지 못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15년 11월 11일에 원고청구 기각 판결을 선고했으며, 이는 2017년 9월 12일,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은 이에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먼저, 주식가치에 관해 한화 소유의 주식을 김 회장 장남에게 매각할 당시 회계법인에서 주식가치를 다소 잘못 평가했지만 그 과정이나 결과가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았다고 확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 거래의 목적에 관해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에게 주식을 매매하는 것이 재무구조 개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법한 주식 거래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사의 임무해태 여부에 대해 이사회에서 충분히 판단한 이상 한화의 이사들이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 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화그룹은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에서 모두 승소한 셈이 되었다.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해야 법률적으로 안전한지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법원조차도 일관된 정답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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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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