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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색, 색동 이야기

Color Marketing, 컬러 읽는 CEO | 13 |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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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색, 색동 이야기

색채는 가시적인 현상이지만, 동양에서 색에 대한 접근은 다분히 관념적인 것으로 여러 가지 철학사상과 결합해 활용되어 왔다. 그중에서도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색채를 해석하거나 사용하는 데 있어 음양오행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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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오행 사상은 음양설과 오행설을 합쳐 일컫는 것으로, 음양설은 햇볕을 의미하는 양(陽)과 그늘을 의미하는 음(陰)의 의미가 확대 발전되어 우주간과 삼라만상을 음양의 화합과 조화로 설명하는 것이다. 양은 남성적인 것, 능동성, 더위, 밝음, 건조, 견고성 등을 뜻하며, 음은 여성적인 것, 수동성, 추위, 어두움, 습기, 유연성 등을 나타낸다. 음양의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우주의 다섯 가지 물질과 원소가 오행, 즉 금(金), 목(木), 화(火), 수(水), 토(土) 등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음양의 산물이며 오행의 복합물인 것이다.
특이한 점은 사물의 음양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관적인 관계라는 것이다. 특정한 사물과 사물을 비교할 때 상대적인 관계는 서로 마주 서는 것을 말하며, 상반적인 관계는 서로 반대되는 성질을 나타내며 마주 서 있는 것을 말한다. 음양오행 사상의 기저에 깔린 것은 어떠한 상황에 의해 사물의 상관적 음양관계가 바뀌게 되면 이에 따라 음양도 바뀌게 된다는 상관성, 즉 유연성이다. 모든 사물의 관계가 음양오행의 이치에 따르긴 하지만, 이는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다는 일종의 열린 개념이다.

 

한국의 전통복식과 오방색
오행설은 색채를 바라보는 의식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 모든 색채를 오채(五彩)로 구분하는 기준이 되었다. 음양오행 사상에 따른 색채는 오정색(五正色)과 오간색(五間色)으로, 우리가 흔히 오방색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오정색을 말한다. 오행의 정색(正色)은 적(赤), 청(靑), 황(黃), 백(白), 흑(黑)의 5가지 색을 말하며, 간색(間色)은 정색의 배합에 의한 색으로 청과 백의 간색은 벽(闢), 청과 황의 간색은 녹(錄), 황과 흑의 간색인 류, 적과 흑의 간색은 자(紫), 적과 백의 간색은 홍(紅)이다.
전통적으로 오방색에 의한 색채 사용이 뚜렷했던 것은 의식주 중 특히 의생활 분야였다. 오방색을 비롯한 유채색의 의복은 주로 귀족층들이 입었고, 민간인들은 일상적으로 무채색 중심의 복색을 입었다. 민간인의 경우 혼례를 치를 때나 명절과 같은 비일상적인 날에만 유채색의 옷을 입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무당이나 기생 등 특수계층의 사람들은 신분이 드러나는 화려한 색감의 옷을 입기도 하였다.
혼례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이니만큼 혼례복에는 결혼을 통해 기대되는 모든 소망과 기원을 복식의 색과 문양에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양에 해당하는 신랑의 복색은 하늘을 뜻하는 청색으로 하고, 음에 해당하는 신부의 복색은 땅을 상징하는 붉은 색으로 하여 음양의 화합을 꾀했다. 과거 우리나라의 색채 사용이 단순히 개인의 미적 감성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계급에 따른 규제에 의한 색채 사용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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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 이야기
색동은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며, 음양오행 사상은 물론 우리 민족 고유의 미의식과 전통적인 색채감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우리 민족은 명절과 같이 경사스러운 날이나 혼례와 같이 예를 올리는 날, 무속신앙을 통해 액을 쫓고 복을 기원하는 날에 색동옷을 입었다. 색동은 여인들이 오색의 천을 잇대어 바느질하여 오행을 두루 갖춘 색동옷을 만들어 아이에게 입힘으로써 해가 되는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색동에 사용된 색채는 사상적으로는 음양오행설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파랑, 빨강, 노랑, 하양, 검정의 오정색(五正色) 중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는 검정은 사용되지 않았으며 간색(間色)을 첨가하여 다채로운 느낌을 주었다. 즐겁고 화사한 느낌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빨강, 주황, 노랑 등 따뜻한 느낌의 색을 주로 사용하고 보라 띤 파랑과 같은 차가운 느낌의 색을 보조적으로 사용하였다. 색동은 5, 6, 7가지 색이 사용된 다색배열이 특징이다. 상호 대조를 이루는 색들이 사용되지만 정반대의 색은 아니기에 극단적이지 않으며 명랑한 느낌이 들게 한다. 색상의 대비가 큰 경우에는 밝기나 맑기를 유사하게 하고, 반대로 색상의 대비가 작은 경우에는 밝기나 맑기의 차이를 다소 크게 해 줌으로써 조화와 완성도를 높였다. 서로 잘 어울리면서도 활기찬 느낌을 주어 리듬감이 만들어지도록 배색된 것이다.
색동에는 빨강, 노랑, 파랑과 자주, 흰색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사용된 색뿐 아니라 색의 가지 수나 색의 너비 등이 색동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조선 시대의 색동옷은 색동저고리와 같이 명절에 착용하는 명절복과 무속의식에 입는 무복, 활옷이나 원삼 당의와 같은 궁중 예복이나 혼례복 등 상황에 따라 분류되는데, 이들은 각각 다른 느낌의 색동 무늬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색동의 색채 배열은 현대에서 정립된 색채조화론에도 매우 이상적으로 들어맞아 우리 민족의 색채 감성이 예로부터 탁월했음을 증명해 준다.
리듬감은 음악에서뿐 아니라 형태나 색의 공간적 배치에 의한 일정한 시각적 반복에 의해서도 만들어지는데, 색동은 우리의 전통적인 유형문화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좌우 비대칭의 균형을 갖고 있다. 색동의 줄무늬는 몇 개의 색상이 하나의 단위를 이루어 반복되지만, 전체적으로는 불규칙하고 자유로운 리듬을 갖고 있다. 즉, 일정한 형식이 없이 약간 산만한 듯하면서도 나름의 숨은 규칙이 있다. 이는 마치 다양한 표현을 기조로 하는 국악의 자유리듬과도 유사하다. 국악이나 색동에서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이러한 리듬감은 힘든 농사일 속에서도 사물놀이 등 한바탕 풍류를 즐겼던 우리 선조들의 생활 감정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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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일까?
한때 색동은 진부한 전통이나 유치한 감각으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글로벌 마켓에서 자국 문화의 중요성이 더 커지면서 색동의 가치가 재해석되고 있다. 색동이 지닌 다색의 특징은 디자인상 풍요로움을 느끼게 하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산만해질 수 있기에 디자인 전개 시 절제가 필요하다. 아시아나 항공사의 엠블렘과 승무원 유니폼이 색동의 기본 이미지만 차용하고 색동의 색이나 너비, 간격 등의 조형적 요소는 단순하게 변형하여 탈 색동화한 좋은 예이다.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적용, 나아가 글로벌 마켓으로의 확산은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문장 하나로는 다 풀어낼 수 없는 문제이다. 하지만 북유럽 감성이 모던하게 업그레이드되면서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었듯이, 색동을 비롯한 한국의 색 또한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무장한다면 세계를 삼킬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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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후
•컬러스토리텔러
•디자인박사, 교육학박사과정
•맞춤형인하우스 기업교육 전문
•송지후컬러앤콘텐츠랩 대표
•연세 패션&라이프 이노베이션 최고위과정 총괄책임
•롯데백화점 트렌드 자문위원
•한국산업인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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