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vie En Rose(장밋빛 인생)을 부른 세계적인 샹송 가수 에디뜨 피아프는 가수로서는 성공했지만 여인으로서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장밋빛 인생’이라는 노래 제목은 핑크가 의미하는, 삶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기대와 희망 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빨강 물감에 흰색 물감을 섞으면 핑크가 된다. 빨강에서 시작되었지만, 핑크는 빨강의 공격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지 않다. 온화하며 경쾌하고 부드럽다. 가녀린 여자, 한없이 사랑스러운 아기, 달콤한 솜사탕, 전형적인 여성스러움을 연상시킨다. 핑크는 장미색, Rose라고 불리며 영어권에서는 오래전부터 성공에 대한 낙관, 기분 좋은 상태를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핑크를 사랑한 한민족
적도 지역에 사는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에 유난히 빨간색을 묘사하는 형용사가 많듯이, 특정 색채를 일컫는 단어가 많다는 것은 기후적 특성이든 문화적인 이유에서든 그 색채에 대한 선호를 의미한다. 한국의 전통색에는 분홍, 진분홍, 연분홍, 선홍색(꽃분홍), 훈색(자줏빛 분홍), 홍황색(노랑 분홍), 육색(진한 노랑 분홍) 등 유난히 핑크에 관한 색명이 많다. 체면을 중시하며 점잖을 떨었던 양반 문화 속에서 핑크는 그 시대 개인 취향의 은밀한 표현을 위해 선택되었다. 선홍색은 여인들의 옷이나 서인들의 혼례복에 쓰였던 것은 물론 조선 시대 왕족과 조정의 벼슬아치, 부유층 인사들의 의복 안감에도 많이 사용되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우리네 풍속에 선홍색을 숭상하고 귀히 여겨 사치스러움이 점점 번져간다는 우려가 쓰여 있기도 하다.

 

 

긍정의 핑크, 부정의 핑크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 속 관용어에 핑크가 사용된 예는 매우 많다. 대개는 좋고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앞날을 상징하는 ‘장밋빛’, 희망에 부푼 인생을 뜻하는 ‘장밋빛 인생’, 화해 분위기를 의미하는 ‘핑크무드’, 긍정적인 희망에 부푼 사랑을 일컫는 ‘분홍빛 로맨스’이 대표적인 예다.
핑크는 건강과 관련한 표현으로도 자주 사용되는데, 최상의 심신 상태를 ‘be in the pink’, 무엇의 가장 최상인 상태는 ‘in the pink of condition’를 의미한다.
한편, 그동안 맺었던 관계를 끝낼 때, 협력사와의 관계를 단절할 때, 아는 사람과의 절교를 통보할 때 보내는 메일을 ‘Pink Slip’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고용인에게 파면이나 임시해고를 알리는 통지서를 분홍색 봉투에 넣어 전달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핑크영화’는 선정성이 지나친 도색영화를, ‘Pink’는 좌익에 기운 사람을, ‘분홍빛 사람’은 한때 공산주의자를 빨갱이라고 표현하던 우리나라 정서상 공산주의 사상에 어느 정도 동조하는, 사상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일컫는 단어이기도 하다. 1950년대, ‘Pinko’는 정치적으로 좌파적인 의견이나 정치인을 경멸할 때 사용되었다.

 

 

여성을 위한 핑크? No!
동서양을 막론하고 핑크는 여성과 아이의 상징이었다. 굳이 구분하자면 미국인은 ‘귀여움’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인은 ‘여성스러움’을 연상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핑크는 2000년대 들어 개인의 취향이 중시되면서 남녀를 불문하고 선택되고 있다. 수년째 파리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는 남성 캐릭터 캐주얼브랜드 ‘솔리드옴므’는 “패션에서 남녀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핑크가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여성들이 블루를 즐겨 입듯 남성들도 이제 핑크를 즐겨 입는 추세”라며, 2016년 패션 컬렉션에서 핑크를 새로 출시한 디자인의 메인 컬러로 사용하였다.
이는 패션뿐 아니라 휴대전화나 헤드폰 등 관련 액세서리 등 전자제품이나 소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애플사는 ‘아이폰6S’를 출시할 때 핑크와 유사한 로즈골드 컬러를 도입해 사상 최대 판매율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 또한 ‘갤럭시S7’을 출시하면서 핑크골드를 출시했었는데, 애초에는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했으나 실제로는 남성에게 많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퍼 버바 왓슨은 대표적인 핑크 마니아로 핫핑크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이렇듯이 성(性)의 경계가 사라지고 색에 대한 고정관념도 없어짐에 따라 핑크는 패션을 비롯한 디자인 영역에서 신제품 개발 시 주요 색상으로 고려되고 있다.

 

안일한 핑크 마케팅은 이제 그만
글로벌 브랜드 ‘레고’는 구글 등 많은 혁신기업의 직원들이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며 창의성을 발휘한다고 알려지면서 혁신의 상징으로 언급되었다. 하지만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블록 시리즈에 담아 사회성이 발달하지 않은 유아들에게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준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2011년 레고의 회심작 ‘레고 프렌즈’는 다섯 소녀가 도시를 배경으로 우정을 만들어간다는 콘셉트였다. 이 제품의 여자 피규어는 큰 동작을 할 수 없게 만들어졌으며, 건물이나 공간은 대부분 분홍색과 보라색이며, 미용실이나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보내게 설정되어 있고, 얼굴보다 더 큰 거울과 빗을 들고 있다. 레고가 애초에 목표했던 매출계획은 달성했지만, 이 제품은 2012년 미국의 비영리단체 CCFC(Campaign for a Commercial-Free-Childhood)가 선정한 ‘올해 최악의 장난감’ 1위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여자아이는 핑크, 남자아이는 블루라는 획일적이고 안일한 설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다.
여성 소비자의 중요성은 이제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미국, 유럽 등의 소비재 시장에서 여성의 구매 비중은 70% 이상이며,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시장에서도 60%, 80% 이상의 구매가 여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것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여성적인 취향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여성만이 가진 구매 태도나 구매 행동의 특성에 대해서 깊이 있게 연구하고, 직관적이면서 유연하고 섬세한 여성적 가치를 중심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진정한 핑크 마케팅일 것이다.




 

송지후  
•컬러스토리텔러
•디자인박사, 교육학박사과정
•맞춤형인하우스 기업교육 전문
•송지후컬러앤콘텐츠랩 대표
•연세 패션&라이프 이노베이션 최고위과정 총괄책임
•롯데백화점 트렌드 자문위원
•한국산업인력공단 컬러리스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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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부터 핑크 마케팅까지

Color Marketing, 컬러 읽는 CEO | 11 | 핑크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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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부터 핑크 마케팅까지

La vie En Rose(장밋빛 인생)을 부른 세계적인 샹송 가수 에디뜨 피아프는 가수로서는 성공했지만 여인으로서는 불행한 삶을 살았다. ‘장밋빛 인생’이라는 노래 제목은 핑크가 의미하는, 삶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기대와 희망 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빨강 물감에 흰색 물감을 섞으면 핑크가 된다. 빨강에서 시작되었지만, 핑크는 빨강의 공격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지 않다. 온화하며 경쾌하고 부드럽다. 가녀린 여자, 한없이 사랑스러운 아기, 달콤한 솜사탕, 전형적인 여성스러움을 연상시킨다. 핑크는 장미색, Rose라고 불리며 영어권에서는 오래전부터 성공에 대한 낙관, 기분 좋은 상태를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핑크를 사랑한 한민족
적도 지역에 사는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에 유난히 빨간색을 묘사하는 형용사가 많듯이, 특정 색채를 일컫는 단어가 많다는 것은 기후적 특성이든 문화적인 이유에서든 그 색채에 대한 선호를 의미한다. 한국의 전통색에는 분홍, 진분홍, 연분홍, 선홍색(꽃분홍), 훈색(자줏빛 분홍), 홍황색(노랑 분홍), 육색(진한 노랑 분홍) 등 유난히 핑크에 관한 색명이 많다. 체면을 중시하며 점잖을 떨었던 양반 문화 속에서 핑크는 그 시대 개인 취향의 은밀한 표현을 위해 선택되었다. 선홍색은 여인들의 옷이나 서인들의 혼례복에 쓰였던 것은 물론 조선 시대 왕족과 조정의 벼슬아치, 부유층 인사들의 의복 안감에도 많이 사용되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우리네 풍속에 선홍색을 숭상하고 귀히 여겨 사치스러움이 점점 번져간다는 우려가 쓰여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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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핑크, 부정의 핑크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 속 관용어에 핑크가 사용된 예는 매우 많다. 대개는 좋고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앞날을 상징하는 ‘장밋빛’, 희망에 부푼 인생을 뜻하는 ‘장밋빛 인생’, 화해 분위기를 의미하는 ‘핑크무드’, 긍정적인 희망에 부푼 사랑을 일컫는 ‘분홍빛 로맨스’이 대표적인 예다.
핑크는 건강과 관련한 표현으로도 자주 사용되는데, 최상의 심신 상태를 ‘be in the pink’, 무엇의 가장 최상인 상태는 ‘in the pink of condition’를 의미한다.
한편, 그동안 맺었던 관계를 끝낼 때, 협력사와의 관계를 단절할 때, 아는 사람과의 절교를 통보할 때 보내는 메일을 ‘Pink Slip’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고용인에게 파면이나 임시해고를 알리는 통지서를 분홍색 봉투에 넣어 전달했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핑크영화’는 선정성이 지나친 도색영화를, ‘Pink’는 좌익에 기운 사람을, ‘분홍빛 사람’은 한때 공산주의자를 빨갱이라고 표현하던 우리나라 정서상 공산주의 사상에 어느 정도 동조하는, 사상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일컫는 단어이기도 하다. 1950년대, ‘Pinko’는 정치적으로 좌파적인 의견이나 정치인을 경멸할 때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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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핑크? No!
동서양을 막론하고 핑크는 여성과 아이의 상징이었다. 굳이 구분하자면 미국인은 ‘귀여움’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인은 ‘여성스러움’을 연상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핑크는 2000년대 들어 개인의 취향이 중시되면서 남녀를 불문하고 선택되고 있다. 수년째 파리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는 남성 캐릭터 캐주얼브랜드 ‘솔리드옴므’는 “패션에서 남녀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핑크가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여성들이 블루를 즐겨 입듯 남성들도 이제 핑크를 즐겨 입는 추세”라며, 2016년 패션 컬렉션에서 핑크를 새로 출시한 디자인의 메인 컬러로 사용하였다.
이는 패션뿐 아니라 휴대전화나 헤드폰 등 관련 액세서리 등 전자제품이나 소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애플사는 ‘아이폰6S’를 출시할 때 핑크와 유사한 로즈골드 컬러를 도입해 사상 최대 판매율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 또한 ‘갤럭시S7’을 출시하면서 핑크골드를 출시했었는데, 애초에는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했으나 실제로는 남성에게 많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퍼 버바 왓슨은 대표적인 핑크 마니아로 핫핑크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이렇듯이 성(性)의 경계가 사라지고 색에 대한 고정관념도 없어짐에 따라 핑크는 패션을 비롯한 디자인 영역에서 신제품 개발 시 주요 색상으로 고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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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핑크 마케팅은 이제 그만
글로벌 브랜드 ‘레고’는 구글 등 많은 혁신기업의 직원들이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며 창의성을 발휘한다고 알려지면서 혁신의 상징으로 언급되었다. 하지만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블록 시리즈에 담아 사회성이 발달하지 않은 유아들에게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준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2011년 레고의 회심작 ‘레고 프렌즈’는 다섯 소녀가 도시를 배경으로 우정을 만들어간다는 콘셉트였다. 이 제품의 여자 피규어는 큰 동작을 할 수 없게 만들어졌으며, 건물이나 공간은 대부분 분홍색과 보라색이며, 미용실이나 쇼핑센터에서 시간을 보내게 설정되어 있고, 얼굴보다 더 큰 거울과 빗을 들고 있다. 레고가 애초에 목표했던 매출계획은 달성했지만, 이 제품은 2012년 미국의 비영리단체 CCFC(Campaign for a Commercial-Free-Childhood)가 선정한 ‘올해 최악의 장난감’ 1위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여자아이는 핑크, 남자아이는 블루라는 획일적이고 안일한 설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다.
여성 소비자의 중요성은 이제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미국, 유럽 등의 소비재 시장에서 여성의 구매 비중은 70% 이상이며,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시장에서도 60%, 80% 이상의 구매가 여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것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여성적인 취향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여성만이 가진 구매 태도나 구매 행동의 특성에 대해서 깊이 있게 연구하고, 직관적이면서 유연하고 섬세한 여성적 가치를 중심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진정한 핑크 마케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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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후  
•컬러스토리텔러
•디자인박사, 교육학박사과정
•맞춤형인하우스 기업교육 전문
•송지후컬러앤콘텐츠랩 대표
•연세 패션&라이프 이노베이션 최고위과정 총괄책임
•롯데백화점 트렌드 자문위원
•한국산업인력공단 컬러리스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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