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와 주얼리 회사에 오랫동안 재직했던 브랜드 전문가가 오르골 브랜드에 매료되어 회사를 설립했다. 럭스포레스트 김두환 대표가 스위스 럭셔리 오르골 루즈의 매력과 국내 마케팅 전략에 대해 말했다.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백화점. 쇼핑객으로 북적이는 2층 어디에선가 정교하면서도 아름답게 마음을 이끄는 멜로디가 들려온다. 소리에 귀 기울여 따라가다 보면 오르골을 판매하는 루즈(REUGE) 매장이 나타난다. 럭스포레스트 김두환 대표는 하이엔드 럭셔리 오르골 브랜드 루즈를 유통하며, 국내에 오르골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오르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감성을 꼽는다. 오르골은 듣는 순간 편안하고 마음이 고요해지는데, 이는 아무리 비싼 자동차나 옷을 사도 절대 느끼기 어려운 감성이다.
“오르골은 협주곡이나 소나타, 뮤지컬, 팝송 등 음악의 메인 멜로디를 함축시켜 연주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반복해서 듣더라도 지겨워지지 않고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업무나 인간관계,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소한 사건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하거나 무력함에 빠져 있을 때, 오르골의 연주를 듣다 보면 감성적인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매장 한쪽에 마련된 청음 공간 ‘힐링박스’에서 오르골의 연주를 감상해보니 김두환 대표의 표현대로 ‘이보다 더 좋은 게 없다’고 느꼈다.

 

스위스 바젤에서 만난 새로운 감성
김두환 대표가 루즈 오르골을 알게 된 시기는 2005년경이었다. 당시 스와치그룹 오메가에서 리테일 매니저로 일하던 김 대표는 업무차 스위스 바젤 시계 주얼리 박람회에 참석했다가 루즈 전시관을 우연히 찾았다. ‘올비아’라는 제품의 연주를 듣는 순간, 김 대표의 입에서 “이거다”라는 외침이 무심코 흘러나왔다.
“눈에 보이는 건 오르골인데 귀로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그 당시만 해도 시기상조라는 생각이었지만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아날로그의 대표 상징인 오르골이 통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매년 바젤 박람회에 참가하면 루즈 부스를 찾았다. 루즈 오르골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느낀 김두환 대표는 꾸준히 루즈와의 인연을 이어오며 때를 기다렸다. 그는 국내에도 아날로그를 포용할 수 있는 소비 시장이 언젠가 열릴 것을 믿었다.
우리나라 명품 시계 시장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명품시계가 성공한 남자의 ‘머스트 잇’ 제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아날로그 제품이 차츰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을 탑재한 다양한 기능의 전자제품이 빠르게 발전하는 환경 속에서도 디지털이 절대 채울 수 없는 감성을 기계식 시계와 진공 스피커가 채우기 시작했다. 그 후, 약 10년 동안 우리나라에도 디지털 신기술이 채울 수 없는 감성은 꾸준히 확산해 왔다.
충분히 오르골을 받아들일 만한 아날로그 수요가 늘었다고 느낀 김 대표는 2015년 럭스포레스트를 설립하며 루즈 브랜드를 들여왔다. 그 전에도 두 곳 정도 루즈를 판매하는 에이전트가 있었지만, 김두환 대표는 국내 명품 시장의 특수성에 맞게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서 브랜드를 전개할 것을 본사 PT를 통해 어필하고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루즈가 워낙 경쟁력 있는 브랜드이고, 김 대표가 그동안 명품 시계 회사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었기에 롯데백화점 측을 설득해서 롯데월드타워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었다.




 

최종 목표는 한국 고유의 오르골 문화 조성
김두환 대표의 최종 목표는 명료하다. 우리나라에 고유의 오르골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두환 대표가 오르골 문화를 조성하는 데 가장 걸림돌로 꼽는 문제는 오르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인식에서 오르골은 아직도 완구 수준이다.
“기존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볼 수 있었던 오르골은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면 가볍게 선물할 수 있는 완구 제품들이죠. 하지만 루즈 매장에서 지난 2년 동안 판매된 제품의 객단가를 따져보면 300만 원 중반 수준입니다. 기존에 소비자들이 접해온 오르곤 제품들과 비교하면 가격에 0이 하나 더 들어가는 셈이죠. 하지만 루즈 브랜드의 역사나 다른 오르골과의 차이를 알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르골은 인류 최초로 음악을 담는 장치로 그 이전까지 왕실과 귀족만이 누렸던 음악을 일반 서민들도 즐길 수 있게 만든 혁신의 역사가 담겨 있다. 오르골이 귀족들의 사치품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는 죽을 때까지 한 번도 음악을 접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오르골이 음악의 대중적 보급에 끼친 공로는 혁혁하다 하겠다.
루즈는 1865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약 15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오르골 브랜드다. 찰스 루즈는 포켓시계를 만드는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오르골 기술을 접목해서 실린더형 오르골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루즈는 오르골을 전문으로 하는 최초의 브랜드이자 스위스 생 크로아 지역을 세계 오르골 생산지로 만든 주역이다. 스위스 생 크로아에는 20세기 초까지 약 300여 오르골 업체가 있었다. 미국 에디슨이 오르골 연주를 듣고 영감을 받아 축음기를 발명한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축음기 발명과 1930년 세계 공제 대공황을 거치면서 생 크로아의 오르골 브랜드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이때 루즈는 위기를 기회 삼아 선도 업체만의 뛰어난 기술력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오히려 사세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많은 오르골 업체를 인수·합병하면서 현재는 세계 최고 기계식 오르골 메이커로 남게 되었다. 루즈 오르골이 154년 전통의 제작기법으로 만든 케이스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다는 점도 다른 오르골 브랜드와의 차별화된 부분이다. 실제로 루즈는 전 세계 유일의 럭셔리브랜드로 다른 브랜드로부터 숱한 콜레버레이션 요청을 받아왔다. 대표적으로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MB&F와 스타워즈 시리즈로 수년간 협업해왔고, 로렉스, 마이바흐, 티파니 외 다수의 브랜드와 콜레버레이션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세계 유일의 금화작가 김일태 화백과 함께 2019년 황금 돼지해를 기념하며 ‘Golden Pigs 미니어처’를 만들었다. 현재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이번 협업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아트 콜레버레이션 작품이 스위스를 통해 전 세계로 수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품격을 선물하는 참신한 방법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입니다. 다이아몬드와 시계, 가방, 수트, 자동차 등 수십만, 수만 개의 품목이 있지만 오르골만큼 신비로운 아이템은 별로 없습니다.”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슬로건과 함께 다이아몬드는 결혼 예물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이아몬드 업계의 심각한 고민이 되었다. 누구나 결혼할 때 다이아몬드를 구입하지만, 다시 결혼하지 않는 한 다이아몬드를 일평생 두 번 구입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계식 시계는 다르다. 결혼 예물로도 많이 판매되지만 시계를 두세 개 이상 구매하는 마니아층이 높다. 명품 시계는 성공한 남자의 상징으로 인식되며,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휴대폰 시계보다 효율적이지 않고 심지어 불편한 기계식 시계가 고가에도 잘 판매되는 이유다. 김두환 대표는 오르골도 마찬가지로 소유자의 격을 높여주는 하이엔드 럭셔리 제품이기에 달라진 국내 소비 시장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오르골은 일반 MP3 플레이어나 오디오로는 따라올 수 없는 감성적인 요소까지 더해졌다.
“실제로 루즈 오르골을 사는 사람들은 본인이 소유하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6~70%에 달합니다. 우연히 친구 집에서 오르골을 들어보고 너무 좋은 나머지 매장을 찾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선물용 수요도 적지 않다. 특히, 럭셔리 오르골은 비즈니스 선물로 최상의 가치를 가진다. 오르골을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귀빈에게 선물하면,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받는 이와 주는 이의 품격을 모두 높인다. 그밖에도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아들이 연로하신 아버지에게 드리는 등 가족간의 애정을 표현하는 선물로도 적합하다. 오르골이 오랫동안 사랑의 상징으로 인식되어왔기 때문이다. 이 사랑에는 단순히 남자와 여자의 감정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애틋함, 서로를 아끼는 형제간의 우애, 절친한 벗과의 우정이 모두 포함된다. 김 대표는 오르골의 차별화된 매력으로, 소유자와 항상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공유가 가능한 제품이라는 점을 꼽는다.
“시계는 누군가의 손목에 채워지면 누군가와 나눌 수 없습니다. 가방이나 수트도 마찬가지이지요. 하지만 소리를 매개로 하는 오르골은 감상하는 동안 행복해지는 음악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니 이만큼 좋은 아이템이 없습니다. 때로는 오르골의 연주가 유년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타임머신 역할도 하죠.”
일본에서는 오르골이 테라피의 일종으로 쓰인다. 오르골 소리를 들으면 안정이 되고 편안해지는 것을 넘어 불면증이 완화된다는 사실은 김두환 대표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지만, 굳이 고객에게는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는 부분이다. 럭셔리 명품을 지향하는 오르골이 자칫 의료기기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고객들이 “오르골을 구매하고 밤마다 들으면서 새벽까지 잠을 뒤척이던 버릇이 사라졌다”며 김 대표에게 먼저 고마움을 표현한다. 직접 들어보면 바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게 김 대표의 마케팅 전략이다.
김두환 대표에게 럭스포레스트의 비즈니스적인 목표를 물었다. 현재 매장이 서울과 부산에 하나씩 있고 인천에 딜러 매장을 조만간 정식 오픈하는데, 앞으로 서울에 다섯 곳 정도 매장을 확장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르골 문화 조성을 위해 무료 오르골 콘서트를 개최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두환 대표는 오르골을 즐기는 문화가 국내에 조성된다면 매출은 당연히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다. 루즈는 전 세계 유일한 럭셔리 오르골 브랜드고, 다른 브랜드에서 단시간 내에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ditor 박인혁 Cooperation 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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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높이는 럭셔리 오르골을 만나다, 럭스포레스트 김두환 대표

Exclusive Interview, 럭스포레스트 김두환 대표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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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높이는 럭셔리 오르골을 만나다, 럭스포레스트 김두환 대표

시계와 주얼리 회사에 오랫동안 재직했던 브랜드 전문가가 오르골 브랜드에 매료되어 회사를 설립했다. 럭스포레스트 김두환 대표가 스위스 럭셔리 오르골 루즈의 매력과 국내 마케팅 전략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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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 백화점. 쇼핑객으로 북적이는 2층 어디에선가 정교하면서도 아름답게 마음을 이끄는 멜로디가 들려온다. 소리에 귀 기울여 따라가다 보면 오르골을 판매하는 루즈(REUGE) 매장이 나타난다. 럭스포레스트 김두환 대표는 하이엔드 럭셔리 오르골 브랜드 루즈를 유통하며, 국내에 오르골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오르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감성을 꼽는다. 오르골은 듣는 순간 편안하고 마음이 고요해지는데, 이는 아무리 비싼 자동차나 옷을 사도 절대 느끼기 어려운 감성이다.
“오르골은 협주곡이나 소나타, 뮤지컬, 팝송 등 음악의 메인 멜로디를 함축시켜 연주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반복해서 듣더라도 지겨워지지 않고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업무나 인간관계,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소소한 사건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하거나 무력함에 빠져 있을 때, 오르골의 연주를 듣다 보면 감성적인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매장 한쪽에 마련된 청음 공간 ‘힐링박스’에서 오르골의 연주를 감상해보니 김두환 대표의 표현대로 ‘이보다 더 좋은 게 없다’고 느꼈다.

 

스위스 바젤에서 만난 새로운 감성
김두환 대표가 루즈 오르골을 알게 된 시기는 2005년경이었다. 당시 스와치그룹 오메가에서 리테일 매니저로 일하던 김 대표는 업무차 스위스 바젤 시계 주얼리 박람회에 참석했다가 루즈 전시관을 우연히 찾았다. ‘올비아’라는 제품의 연주를 듣는 순간, 김 대표의 입에서 “이거다”라는 외침이 무심코 흘러나왔다.
“눈에 보이는 건 오르골인데 귀로는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그 당시만 해도 시기상조라는 생각이었지만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아날로그의 대표 상징인 오르골이 통하는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 매년 바젤 박람회에 참가하면 루즈 부스를 찾았다. 루즈 오르골의 연주를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느낀 김두환 대표는 꾸준히 루즈와의 인연을 이어오며 때를 기다렸다. 그는 국내에도 아날로그를 포용할 수 있는 소비 시장이 언젠가 열릴 것을 믿었다.
우리나라 명품 시계 시장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명품시계가 성공한 남자의 ‘머스트 잇’ 제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아날로그 제품이 차츰 주목을 받았다.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을 탑재한 다양한 기능의 전자제품이 빠르게 발전하는 환경 속에서도 디지털이 절대 채울 수 없는 감성을 기계식 시계와 진공 스피커가 채우기 시작했다. 그 후, 약 10년 동안 우리나라에도 디지털 신기술이 채울 수 없는 감성은 꾸준히 확산해 왔다.
충분히 오르골을 받아들일 만한 아날로그 수요가 늘었다고 느낀 김 대표는 2015년 럭스포레스트를 설립하며 루즈 브랜드를 들여왔다. 그 전에도 두 곳 정도 루즈를 판매하는 에이전트가 있었지만, 김두환 대표는 국내 명품 시장의 특수성에 맞게 백화점과 면세점 등에서 브랜드를 전개할 것을 본사 PT를 통해 어필하고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루즈가 워낙 경쟁력 있는 브랜드이고, 김 대표가 그동안 명품 시계 회사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었기에 롯데백화점 측을 설득해서 롯데월드타워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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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표는 한국 고유의 오르골 문화 조성
김두환 대표의 최종 목표는 명료하다. 우리나라에 고유의 오르골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두환 대표가 오르골 문화를 조성하는 데 가장 걸림돌로 꼽는 문제는 오르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인식에서 오르골은 아직도 완구 수준이다.
“기존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볼 수 있었던 오르골은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면 가볍게 선물할 수 있는 완구 제품들이죠. 하지만 루즈 매장에서 지난 2년 동안 판매된 제품의 객단가를 따져보면 300만 원 중반 수준입니다. 기존에 소비자들이 접해온 오르곤 제품들과 비교하면 가격에 0이 하나 더 들어가는 셈이죠. 하지만 루즈 브랜드의 역사나 다른 오르골과의 차이를 알면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르골은 인류 최초로 음악을 담는 장치로 그 이전까지 왕실과 귀족만이 누렸던 음악을 일반 서민들도 즐길 수 있게 만든 혁신의 역사가 담겨 있다. 오르골이 귀족들의 사치품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는 죽을 때까지 한 번도 음악을 접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오르골이 음악의 대중적 보급에 끼친 공로는 혁혁하다 하겠다.
루즈는 1865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약 15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위스 오르골 브랜드다. 찰스 루즈는 포켓시계를 만드는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오르골 기술을 접목해서 실린더형 오르골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루즈는 오르골을 전문으로 하는 최초의 브랜드이자 스위스 생 크로아 지역을 세계 오르골 생산지로 만든 주역이다. 스위스 생 크로아에는 20세기 초까지 약 300여 오르골 업체가 있었다. 미국 에디슨이 오르골 연주를 듣고 영감을 받아 축음기를 발명한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축음기 발명과 1930년 세계 공제 대공황을 거치면서 생 크로아의 오르골 브랜드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이때 루즈는 위기를 기회 삼아 선도 업체만의 뛰어난 기술력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오히려 사세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많은 오르골 업체를 인수·합병하면서 현재는 세계 최고 기계식 오르골 메이커로 남게 되었다. 루즈 오르골이 154년 전통의 제작기법으로 만든 케이스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다는 점도 다른 오르골 브랜드와의 차별화된 부분이다. 실제로 루즈는 전 세계 유일의 럭셔리브랜드로 다른 브랜드로부터 숱한 콜레버레이션 요청을 받아왔다. 대표적으로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MB&F와 스타워즈 시리즈로 수년간 협업해왔고, 로렉스, 마이바흐, 티파니 외 다수의 브랜드와 콜레버레이션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 세계 유일의 금화작가 김일태 화백과 함께 2019년 황금 돼지해를 기념하며 ‘Golden Pigs 미니어처’를 만들었다. 현재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이번 협업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아트 콜레버레이션 작품이 스위스를 통해 전 세계로 수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품격을 선물하는 참신한 방법
“모든 것이 풍요로운 시대입니다. 다이아몬드와 시계, 가방, 수트, 자동차 등 수십만, 수만 개의 품목이 있지만 오르골만큼 신비로운 아이템은 별로 없습니다.”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슬로건과 함께 다이아몬드는 결혼 예물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이아몬드 업계의 심각한 고민이 되었다. 누구나 결혼할 때 다이아몬드를 구입하지만, 다시 결혼하지 않는 한 다이아몬드를 일평생 두 번 구입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계식 시계는 다르다. 결혼 예물로도 많이 판매되지만 시계를 두세 개 이상 구매하는 마니아층이 높다. 명품 시계는 성공한 남자의 상징으로 인식되며,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휴대폰 시계보다 효율적이지 않고 심지어 불편한 기계식 시계가 고가에도 잘 판매되는 이유다. 김두환 대표는 오르골도 마찬가지로 소유자의 격을 높여주는 하이엔드 럭셔리 제품이기에 달라진 국내 소비 시장에서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오르골은 일반 MP3 플레이어나 오디오로는 따라올 수 없는 감성적인 요소까지 더해졌다.
“실제로 루즈 오르골을 사는 사람들은 본인이 소유하기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6~70%에 달합니다. 우연히 친구 집에서 오르골을 들어보고 너무 좋은 나머지 매장을 찾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선물용 수요도 적지 않다. 특히, 럭셔리 오르골은 비즈니스 선물로 최상의 가치를 가진다. 오르골을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귀빈에게 선물하면, 식상하지 않으면서도 받는 이와 주는 이의 품격을 모두 높인다. 그밖에도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아들이 연로하신 아버지에게 드리는 등 가족간의 애정을 표현하는 선물로도 적합하다. 오르골이 오랫동안 사랑의 상징으로 인식되어왔기 때문이다. 이 사랑에는 단순히 남자와 여자의 감정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의 애틋함, 서로를 아끼는 형제간의 우애, 절친한 벗과의 우정이 모두 포함된다. 김 대표는 오르골의 차별화된 매력으로, 소유자와 항상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공유가 가능한 제품이라는 점을 꼽는다.
“시계는 누군가의 손목에 채워지면 누군가와 나눌 수 없습니다. 가방이나 수트도 마찬가지이지요. 하지만 소리를 매개로 하는 오르골은 감상하는 동안 행복해지는 음악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니 이만큼 좋은 아이템이 없습니다. 때로는 오르골의 연주가 유년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타임머신 역할도 하죠.”
일본에서는 오르골이 테라피의 일종으로 쓰인다. 오르골 소리를 들으면 안정이 되고 편안해지는 것을 넘어 불면증이 완화된다는 사실은 김두환 대표도 충분히 숙지하고 있지만, 굳이 고객에게는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는 부분이다. 럭셔리 명품을 지향하는 오르골이 자칫 의료기기로 인식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고객들이 “오르골을 구매하고 밤마다 들으면서 새벽까지 잠을 뒤척이던 버릇이 사라졌다”며 김 대표에게 먼저 고마움을 표현한다. 직접 들어보면 바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는 게 김 대표의 마케팅 전략이다.
김두환 대표에게 럭스포레스트의 비즈니스적인 목표를 물었다. 현재 매장이 서울과 부산에 하나씩 있고 인천에 딜러 매장을 조만간 정식 오픈하는데, 앞으로 서울에 다섯 곳 정도 매장을 확장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르골 문화 조성을 위해 무료 오르골 콘서트를 개최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두환 대표는 오르골을 즐기는 문화가 국내에 조성된다면 매출은 당연히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낸다. 루즈는 전 세계 유일한 럭셔리 오르골 브랜드고, 다른 브랜드에서 단시간 내에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ditor 박인혁 Cooperation 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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