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숙엄한 도서관이 재미있고 활기차게 바뀌고 있다. 참신한 도서관 가구를 만들며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큰산인디컴 조인수 대표를 만났다.

 

 

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과거 도서관이 정숙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던 곳이었다면, 요즘은 노트북을 사용해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여럿이 모여 토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하는 공간이 되었다. 물론, 학업을 위해 지식을 탐구하는 장소라는 사실만은 한결같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며 지식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도서관 기능 또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하기 어렵다.
큰산인디컴은 진취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가구 디자인 전문 기업으로, 특히 진화하는 도서관을 위해 맞춤형 가구를 공급하고 있다. 도서관 역할이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춰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가구 및 집기를 공급함으로써 공간의 진화를 돕는다. 큰산인디컴 조인수 대표는 재미있는 도서관을 만들어야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배출된다고 말한다.
“엄숙하고 정숙한 도서관을 벗어나야 미래의 인재가 탄생합니다. 도서관에는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그룹 스터디를 하거나 외국과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는 곳도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도서관 안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나 낮잠을 위한 장소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서관 가구의 변신은 무죄
큰산인디컴이 처음 도서관과 인연을 맺었던 때는 2003년, 삼성 SDS와 협업으로 고려대학교 100주년기념관 DMC센터 디자인 설계 및 시공을 맡게 되면서부터였다.
“유비쿼터스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유행하던 시절이었죠. 책 없는 도서관을 콘셉트로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했어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생소했던 개념이었기에 개척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연구하며 새롭게 만들어 나갔습니다.”
도서관 내부는 설계 당시부터 구체적으로 용도를 구분하기보다는 넓은 공간에 가구와 집기를 활용해 공간의 용도를 구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가구가 공간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셈인데, 이는 조인수 대표가 도서관에 매료된 이유이기도 하다.
“제 전공이 목공예라서 속에서 끓어오르는 도전 정신이 있었어요. 기존 도서관 가구들은 사용자가 아닌 작업자 편의 위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기성품으로는 한계를 느껴서 더욱 효율적이고 적합한 가구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서관 가구하면 일반적으로 책장과 책상, 의자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용도에 따라 분류되는 도서관 가구와 집기는 큰 범주로 헤아려도 45종이 넘고,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훨씬 많아진다. 그런데 기존 도서관 가구와 집기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기성품을 시공사의 편의에 맞추어 변형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테면 책만 읽는 용도로 만들어진 책상을 노트북 열람 책상으로 바꾸기 위해 콘센트를 따로 부착하는 식이다. 기성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조인수 대표는 전공을 살려 새로운 가구를 제작해 왔다.
“기존 도서관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체형과 체격이 모두 다른데 기성품 규격 때문에 같은 책상이나 의자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죠. 기성 제품을 사용하면 만들 때는 편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이 불편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생산되는 합판은 1220×2440mm 사이즈가 가장 큰 규격이다. 도서관의 책상도 보통 이 사이즈에 맞춰 제작된다. 그러다 보니 성인의 경우,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발이 맞닿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조인수 대표는 1,220mm 기본 합판 가운데 덕트(Duct)를 붙여 길이를 연장하고, 늘어난 공간에 콘센트를 넣었다. 기성품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노트북 등 IT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더한 것이다. 평상시에는 콘센트를 숨기고 필요할 때 드러낼 수 있도록 디자인적인 배려도 잊지 않았다.
도서관 가구 디자인을 위해서는 기능뿐 아니라 공간과의 조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월간지나 학술지를 진열하는 전시대는 대형 도서관을 기준으로 높이 2m, 길이 50m가량 벽면 공간을 차지한다. 잡지 전시대가 길게 늘어진 벽면은 답답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창가에 배치될 경우, 도서관 내부의 채광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조인수 대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시대의 일부를 투명한 소재를 사용해 탁 트인 느낌을 줄 수 있게 완성했다.
“공간을 구성할 때 가장 까다로운 상황은 건축 콘셉트와 마주하는 지점입니다. 건축가의 성향에 따라 필요한 집기나 가구가 달라지는데 기성 제품으로는 한계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경우 큰산인디컴의 다양성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됩니다.”

 

 

가구와 최신 기술의 접목
고려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큰산인디컴은 이후 연세대와 명지대와 성결대 등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명실상부 도서관 가구 전문 업체로 거듭났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120주년 삼성학술정보관’과 ‘국제캠퍼스 언더우드 기념도서관’, ‘음악대학 도서관’ 등 여러 공간의 컨설팅과 가구 디자인 및 제작 설치를 맡았다.
큰산인디컴이 창업 초기부터 도서관을 전문으로 했던 회사는 아니다. 헤어샵과 치과, 오피스텔 등 다양한 공간 디자인을 진행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조인수 대표는 특히 디지털 장비를 가구에 접목하는 기술이 국내 최고임을 자부한다. 출입 시스템이나 열람식 좌석 배정기, 도서 위치를 검색하는 키오스크 등이 대표적인 도서관 디지털 장비다.
“전자회사에서 출시한 훌륭한 모니터 패널과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만든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건 저희 몫입니다. 수리를 쉽게 하려면 내부를 열 수 있어야 하지만 평소에는 보안을 위해 잠겨야 합니다. 주 사용자의 체형이나 서서 쓰는가 앉아서 쓰는가에 따라서도 제품의 규격과 형태가 달라지죠.”
그밖에도 디지털 가구 디자인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끼친다.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나 보안 인증 시스템을 적소에 배치하는 일도 숙련자가 아니면 어려운 작업이다. 큰산인디컴에서는 항공기나 자동차를 만들 때 사용하는 ‘카티야’ 프로그램으로 설계해 디지털 하우징을 진행한다. 소프트웨어 가격도 만만치 않고 다룰 줄 아는 인력을 키워내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일단 구축하고 나니 다른 업체들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용자가 원하는 도서관 환경 구축
인류 역사에 도서관이 등장한 이후, 사람들은 도서관을 마음의 안식처로 삼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도 “오늘날 나를 만든 것은 마을의 작은 공공도서관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서관 이용객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지식을 탐구하는 데 장소의 제약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도서관(Library)과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이 합쳐진 라키비움의 개념이 생겨나고, 사서의 역할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 학술 분야를 학습하는 데 필요한 책을 구비하는 주제 전문 사서가 중요해지고 있고, 젊은이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상담도 사서의 역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도서관의 변신과 사서 역할의 다변화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이용자들을 도서관으로 유인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인 셈입니다.”
조인수 대표는 도서관 가구의 이용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 사서들과의 소통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북 카트 하나를 만들더라도 쉽게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를 줄이고, 허리를 굽히지 않고 책을 서가에 꽂을 수 있도록 각도 조절 장치를 넣는 등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실제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에 대한 설문 조사도 필요하다.
“실제 도서관 이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보면 얼핏 장난처럼 느껴지는 기발한 생각들이 나옵니다. 도서관에서 피곤할 때 눈을 붙였으면 좋겠다거나 날씨 좋은 날은 야외에서 책을 읽고 싶다는 식이죠. 이런 이야기를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해야 매력적인 도서관이 탄생합니다.”

 

은퇴한 아빠 위한 공간 만들고파
최고의 도서관 가구 디자인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큰산인디컴의 역사에도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IMF 직후인 1998년, 큰산인디컴은 위기를 맞이했다. 25명의 직원 중 두 명의 직원만 남기고 정리해야 했던 시기였다. 조인수 대표는 몇 달치 월급을 미리 주고 상황이 좋을 때 다시 보자고 훗날을 기약했지만, 당시 괴로워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경영에 대해 철학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만나기는 쉽지만 잘 헤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고민해도 아직도 어려운 걸 보면 경영은 종교인이 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에요. 앞으로 단순히 매출이 높고 규모가 큰 회사가 되기보다는 직원들이 만족할 만큼 월급 주면서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조 대표는 은퇴한 가장을 위한 ‘아빠의 서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도서관 같은 거대한 공간을 구성하며 축적한 노하우로 은퇴 후 가장이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집안의 작은 쉼터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야기다.
“대부분 아빠들이 열심히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공허함을 느낍니다. 나중에 은퇴하고 나면 집에 오래 있어도 가장을 위한 공간이 없는 현실이죠. 그들을 위한 서재를 만드는 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경영자로서 어떻게 기억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조인수 대표. 그는 그저 큰산인디컴에서 만드는 가구가 흉물이나 위험물이 아닌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이야기한다.


Editor 박인혁   Photographer 한희   

 

 

 

색다른 도서관 만드는 가구 디자인 전문기업, 큰산인디컴 조인수 대표 > INTERVIEW | CEO&
사이트 내 전체검색
 

색다른 도서관 만드는 가구 디자인 전문기업, 큰산인디컴 조인수 대표

Focus Interview, 큰산인디컴 조인수 대표 | 2018년 06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색다른 도서관 만드는 가구 디자인 전문기업, 큰산인디컴 조인수 대표

조용하고 숙엄한 도서관이 재미있고 활기차게 바뀌고 있다. 참신한 도서관 가구를 만들며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큰산인디컴 조인수 대표를 만났다.

 

56acea3a5fb32852a3e8d1379d51250a_1527828995_8368.jpg

 

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과거 도서관이 정숙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고 공부하던 곳이었다면, 요즘은 노트북을 사용해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여럿이 모여 토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하는 공간이 되었다. 물론, 학업을 위해 지식을 탐구하는 장소라는 사실만은 한결같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며 지식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도서관 기능 또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하기 어렵다.
큰산인디컴은 진취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가구 디자인 전문 기업으로, 특히 진화하는 도서관을 위해 맞춤형 가구를 공급하고 있다. 도서관 역할이 변화하는 추세에 발맞춰 세상에 없던 혁신적인 가구 및 집기를 공급함으로써 공간의 진화를 돕는다. 큰산인디컴 조인수 대표는 재미있는 도서관을 만들어야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배출된다고 말한다.
“엄숙하고 정숙한 도서관을 벗어나야 미래의 인재가 탄생합니다. 도서관에는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도 중요하지만 그룹 스터디를 하거나 외국과 화상 회의를 할 수 있는 곳도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도서관 안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나 낮잠을 위한 장소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서관 가구의 변신은 무죄
큰산인디컴이 처음 도서관과 인연을 맺었던 때는 2003년, 삼성 SDS와 협업으로 고려대학교 100주년기념관 DMC센터 디자인 설계 및 시공을 맡게 되면서부터였다.
“유비쿼터스라는 단어가 신조어로 유행하던 시절이었죠. 책 없는 도서관을 콘셉트로 디지털 도서관을 구축했어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생소했던 개념이었기에 개척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연구하며 새롭게 만들어 나갔습니다.”
도서관 내부는 설계 당시부터 구체적으로 용도를 구분하기보다는 넓은 공간에 가구와 집기를 활용해 공간의 용도를 구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상 가구가 공간에 정체성을 부여하는 셈인데, 이는 조인수 대표가 도서관에 매료된 이유이기도 하다.
“제 전공이 목공예라서 속에서 끓어오르는 도전 정신이 있었어요. 기존 도서관 가구들은 사용자가 아닌 작업자 편의 위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기성품으로는 한계를 느껴서 더욱 효율적이고 적합한 가구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서관 가구하면 일반적으로 책장과 책상, 의자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용도에 따라 분류되는 도서관 가구와 집기는 큰 범주로 헤아려도 45종이 넘고,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훨씬 많아진다. 그런데 기존 도서관 가구와 집기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기성품을 시공사의 편의에 맞추어 변형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테면 책만 읽는 용도로 만들어진 책상을 노트북 열람 책상으로 바꾸기 위해 콘센트를 따로 부착하는 식이다. 기성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조인수 대표는 전공을 살려 새로운 가구를 제작해 왔다.
“기존 도서관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체형과 체격이 모두 다른데 기성품 규격 때문에 같은 책상이나 의자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죠. 기성 제품을 사용하면 만들 때는 편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이 불편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생산되는 합판은 1220×2440mm 사이즈가 가장 큰 규격이다. 도서관의 책상도 보통 이 사이즈에 맞춰 제작된다. 그러다 보니 성인의 경우, 마주 앉은 두 사람의 발이 맞닿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조인수 대표는 1,220mm 기본 합판 가운데 덕트(Duct)를 붙여 길이를 연장하고, 늘어난 공간에 콘센트를 넣었다. 기성품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노트북 등 IT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더한 것이다. 평상시에는 콘센트를 숨기고 필요할 때 드러낼 수 있도록 디자인적인 배려도 잊지 않았다.
도서관 가구 디자인을 위해서는 기능뿐 아니라 공간과의 조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월간지나 학술지를 진열하는 전시대는 대형 도서관을 기준으로 높이 2m, 길이 50m가량 벽면 공간을 차지한다. 잡지 전시대가 길게 늘어진 벽면은 답답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창가에 배치될 경우, 도서관 내부의 채광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조인수 대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시대의 일부를 투명한 소재를 사용해 탁 트인 느낌을 줄 수 있게 완성했다.
“공간을 구성할 때 가장 까다로운 상황은 건축 콘셉트와 마주하는 지점입니다. 건축가의 성향에 따라 필요한 집기나 가구가 달라지는데 기성 제품으로는 한계가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경우 큰산인디컴의 다양성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됩니다.”

 

56acea3a5fb32852a3e8d1379d51250a_1527828995_7837.jpg

 

가구와 최신 기술의 접목
고려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큰산인디컴은 이후 연세대와 명지대와 성결대 등의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명실상부 도서관 가구 전문 업체로 거듭났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120주년 삼성학술정보관’과 ‘국제캠퍼스 언더우드 기념도서관’, ‘음악대학 도서관’ 등 여러 공간의 컨설팅과 가구 디자인 및 제작 설치를 맡았다.
큰산인디컴이 창업 초기부터 도서관을 전문으로 했던 회사는 아니다. 헤어샵과 치과, 오피스텔 등 다양한 공간 디자인을 진행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조인수 대표는 특히 디지털 장비를 가구에 접목하는 기술이 국내 최고임을 자부한다. 출입 시스템이나 열람식 좌석 배정기, 도서 위치를 검색하는 키오스크 등이 대표적인 도서관 디지털 장비다.
“전자회사에서 출시한 훌륭한 모니터 패널과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만든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건 저희 몫입니다. 수리를 쉽게 하려면 내부를 열 수 있어야 하지만 평소에는 보안을 위해 잠겨야 합니다. 주 사용자의 체형이나 서서 쓰는가 앉아서 쓰는가에 따라서도 제품의 규격과 형태가 달라지죠.”
그밖에도 디지털 가구 디자인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끼친다.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나 보안 인증 시스템을 적소에 배치하는 일도 숙련자가 아니면 어려운 작업이다. 큰산인디컴에서는 항공기나 자동차를 만들 때 사용하는 ‘카티야’ 프로그램으로 설계해 디지털 하우징을 진행한다. 소프트웨어 가격도 만만치 않고 다룰 줄 아는 인력을 키워내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일단 구축하고 나니 다른 업체들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이용자가 원하는 도서관 환경 구축
인류 역사에 도서관이 등장한 이후, 사람들은 도서관을 마음의 안식처로 삼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도 “오늘날 나를 만든 것은 마을의 작은 공공도서관이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서관 이용객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지식을 탐구하는 데 장소의 제약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도서관(Library)과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이 합쳐진 라키비움의 개념이 생겨나고, 사서의 역할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 학술 분야를 학습하는 데 필요한 책을 구비하는 주제 전문 사서가 중요해지고 있고, 젊은이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상담도 사서의 역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도서관의 변신과 사서 역할의 다변화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이용자들을 도서관으로 유인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인 셈입니다.”
조인수 대표는 도서관 가구의 이용자 편의성 증대를 위해 사서들과의 소통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북 카트 하나를 만들더라도 쉽게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를 줄이고, 허리를 굽히지 않고 책을 서가에 꽂을 수 있도록 각도 조절 장치를 넣는 등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실제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에 대한 설문 조사도 필요하다.
“실제 도서관 이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보면 얼핏 장난처럼 느껴지는 기발한 생각들이 나옵니다. 도서관에서 피곤할 때 눈을 붙였으면 좋겠다거나 날씨 좋은 날은 야외에서 책을 읽고 싶다는 식이죠. 이런 이야기를 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해야 매력적인 도서관이 탄생합니다.”

 

은퇴한 아빠 위한 공간 만들고파
최고의 도서관 가구 디자인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큰산인디컴의 역사에도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IMF 직후인 1998년, 큰산인디컴은 위기를 맞이했다. 25명의 직원 중 두 명의 직원만 남기고 정리해야 했던 시기였다. 조인수 대표는 몇 달치 월급을 미리 주고 상황이 좋을 때 다시 보자고 훗날을 기약했지만, 당시 괴로워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경영에 대해 철학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만나기는 쉽지만 잘 헤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고민해도 아직도 어려운 걸 보면 경영은 종교인이 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에요. 앞으로 단순히 매출이 높고 규모가 큰 회사가 되기보다는 직원들이 만족할 만큼 월급 주면서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조 대표는 은퇴한 가장을 위한 ‘아빠의 서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도서관 같은 거대한 공간을 구성하며 축적한 노하우로 은퇴 후 가장이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집안의 작은 쉼터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이야기다.
“대부분 아빠들이 열심히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공허함을 느낍니다. 나중에 은퇴하고 나면 집에 오래 있어도 가장을 위한 공간이 없는 현실이죠. 그들을 위한 서재를 만드는 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경영자로서 어떻게 기억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조인수 대표. 그는 그저 큰산인디컴에서 만드는 가구가 흉물이나 위험물이 아닌 이 사회에 꼭 필요한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이야기한다.


Editor 박인혁   Photographer 한희   

 

 

 


(주)시이오파트너스 | 월간<CEO&>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98길 3 (갈월동) KCC IT빌딩 5층 (우 04334)
문의전화 : Tel 02-2253-1114, 02-2237-1025 | Fax 02-2232-0277
Copyright CEOPARTNERS All rights reserved. 월간<CEO&>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