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붓을 주고 스포츠카를 그려보라고 하면 십중팔구 날렵한 유선형 모양의 컨버터블을 그려낼 것이다.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도 한 스포츠카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다. 바로 ‘영원한 남자의 로망’ 포르쉐다.

지난 1월 포르쉐코리아가 공식 출범하며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초대 수장으로 선임된 김근탁 대표. 수입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평범한 남자들에게는 한국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중 한명이 되어버렸다. 김근탁 대표를 만나기 위해 그의 사무실이 위치한 포르쉐 대치센터를 찾았다. 빈틈없이 스마트한 그의 첫인상은 영락없는 포르쉐를 닮아 있었다.   


Interview 손홍락 발행인   Editor 박우현   Photographer 이경직



 

남자라면 ‘포르쉐 오너가 되는 기분’을 수없이 상상해 봤을 것이다. 아직 브랜드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하얗게 샌 초로의 신사까지 포르쉐에 대한 로망은 남자의 인생 중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만약 당신이 ‘포르쉐의 사장’이라면, 모든 남성들의 로망인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가늠조차 되지 않는 그 기분을 당사자에게 물었다. 포르쉐코리아의 김근탁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고무되어 삼십대로 돌아간 것처럼 일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브랜드에서 일할 때에도 항상 포르쉐 같은 전통 있고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런 순간에는 어떤 선택을 할까 라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수입차 업계 베테랑, 포르쉐코리아 대표되다

지난 2013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프레스브리핑에서 베른하르트 마이어(Bernhard Maier) 포르쉐AG 세일즈 앤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포르쉐AG의 17번째 자회사 설립지로 한국을 지목했다. 아시아는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포르쉐가 가장 공을 들이는 주요 시장 중 하나. 포르쉐코리아는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에 이은 아시아 지역 4번째 자회사로, 포르쉐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서 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포르쉐코리아의 설립이 결정되자 업계의 이목은 자연 한국법인의 초대 수장으로 내정된 김근탁 대표에게 쏠렸다. 김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이사, GM코리아 사장 등을 역임하며 수입자동차 업계에서 풍부한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포르쉐의 선택에 이견을 제기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포르쉐코리아 설립이 공식 발표되기 이전부터 본사는 이미 한국지사 설립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포르쉐코리아의 초대 대표를 선정하는 것도 그 과정 중 하나였다. 김 대표는 포르쉐와 오랜 기간 서로를 알아보는 기간을 가졌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하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더라고요. 평소라면 운동 중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데, 이날따라 뭔가 느낌이 달랐습니다.” 포르쉐 그룹 이사회가 최종적으로 김근탁 대표의 선임을 결정했다는 독일 임원의 전화였다. 김 대표는 이 순간이 “일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었다고 소회했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에게 한국법인 설립이라는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어떻게 첫 단추를 잘 끼울 것인가’라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포르쉐가 한국에 소개된 이래 축적된 고객들의 기대치, 고객이 원하는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등 전반적인 업무의 스탠다드를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내부 조직 구성, 업무 분장 등 사전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법인 설립과 동시에 원활한 업무를 진행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그리고 2014년 1월 1일 포르쉐코리아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마칸 등 신차출시로 시장 확대 나선다

최근 몇 년간 수입차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그 요인으로 다양한 수입차종의 도입을 꼽았다. “처음 시장이 개방됐던 80년대 말 경에는 수입차가 특수 계층이나 특수 직업에 종사하는 고객들에게만 어필해 왔다면 현재는 수입차의 종류와 가격, 엔진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중소형, SUV 등 다양한 차종이 도입되며 수입차를 고려하는 고객층도 훨씬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10여 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파른 성장을 마감했다. 이러한 가운데 수입차 점유율의 증가는 국내차의 자리를 수입차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수입차가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며 향후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 스포츠카인 포르쉐도 기존 스포츠카 고객층을 견고히 다지는 동시에, 모델 다변화를 통해 고객층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경쟁력 있는 10여 종의 신차를 연이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포르쉐는 기본적으로 모든 세그먼트(segment)의 스포츠카를 만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쿠페, 카브리올레, 세단, SUV 등 형태는 다르지만 모든 포르쉐 모델의 아이덴티티는 스포츠카입니다.”

이 달 출시되는 전략 차종 ‘마칸’은 이 같은 포르쉐의 철학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마칸은 포르쉐가 처음으로 ‘콤팩트 SUV’ 세그먼트에서 선보이는 또 다른 스포츠카로, SUV의 외형속에 전형적인 포르쉐의 DNA가 살아 숨쉬는 ‘포르쉐의 진화형’ 이라 할 수 있다.

“‘사이즈가 커진 911’이라고 불릴 만큼 스포츠카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강력한 주행성능, 민첩한 핸들링, 스포츠카다운 서스펜션과 튜닝 등은 여지없이 포르쉐 그대로입니다” 자사의 신차를 소개하는 김 대표의 눈에는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떠올랐다.

포르쉐코리아는 마칸을 비롯, 카이엔 플래티넘에디션, 911 GT3, 파나메라 터보 S 등과 같은 다양한 신 모델을 앞세워 올 한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500대 이상 늘어난 2,600대로 수립했다.

현재 포르쉐코리아는 대치, 서초, 분당, 일산, 인천, 부산, 대구 등 총 7개의 전시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2014년 내에 2개의 전시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6개의 서비스센터를 8개로 확충,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AS분야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와 철저한 계획이 성공의 열쇠

김근탁 대표는 ‘운은 계획에서 비롯된다(Luck is the residue of design)’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평소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철저히 계획을 세워온 사람만이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 또한 꾸준히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미래를 계획해왔기 때문에 포르쉐코리아의 초대 대표라는 행운을 얻었을 수 있었다.

대학시절 김 대표의 꿈은 다른 친구들과 조금 달랐다. “대학교 졸업 후 포춘 500대 기업 중 ‘탑 10’안에 드는 기업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당시 IBM, 코카콜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이 수십 년간 탑 10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죠.” 

그러나 학교를 졸업한 이후 그가 선택한 직종은 뜻밖에도 ‘호텔리어’였다. 당시 한국은 개발도상국가로서 고도의 경제 성장을 구가하던 시기. 김 대표는 향후 서비스 직종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호텔리어가 되기로 결심했다. 

과감한 결단, 목표한 바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그의 추진력은 항상 남들보다 몇 배 더 빠르고 강하게 발휘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곧장 스위스로 날아갔다. 당시 호텔 메니지먼트로 유명했던 스위스의 명문 호텔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3년 반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김 대표는 이후 한국에 돌아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마케팅 매니저로 4년간 근무하게 되었다.

호텔리어로써 경력을 쌓아가던 김 대표가 자동차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그의 강한 추진력에서 비롯되었다.

90년대 말, 당시 크라이슬러를 수입하고 있던 기업이 부도를 맞게 되었다. 관련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업는 상황. 당장 2,500여 명 고객관리에 공백이 발생하게 되자 크라이슬러 본사는 직접 한국에 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김 대표는 직접 크리아슬러에 편지를 썼다. “평소 수입차 시장에 관심이 많았던 저로서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호텔에서 일하며 쌓아온 고객을 이해하는 능력과 마케팅 경력을 어필했죠.” 

그러나 크라이슬러는 김 대표가 편지를 보낸 6~7개월 동안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포기하기 시작하던 어느 날, 미국에서 김 대표의 핸드폰으로 연락이 왔다. 크라이슬러 본사의 담당자가 김 대표에게 한국에서 만나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 것이다. 김 대표의 대답은 당연히 “Yes” 였다.

“인터뷰 과정에서 담당자가 자동차 업계에서 경력이 없음에도 왜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물어 왔습니다. 그때 답변했던 것이, 비록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소비자로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죠.”

사실 김 대표는 관심 이상의 준비를 철저히 해오고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 수입차의 마케팅 활동 등에 대한 기사와 자료들을 꼼꼼하게 스크랩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김 대표의 인터뷰를 맡았던 크라이슬러의 담당자는 이에 깊은 인상을 받아 김 대표의 스크랩을 미국 본사마케팅팀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선뜻 자신의 재산과도 같은 자료들을 담당자에게 넘겨주었다.

크라이슬러와는 이후에도 10여 차례가 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얼마 후, 김 대표는 당당히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설립 멤버로 합류하게 되었다. 물론 본사에 빌려주었던 김 대표의 스크랩도 입사 후 돌려받았다. 

이렇게 김 대표는 대학시절 포춘 10대 기업에 입사하겠다는 자신의 꿈과 자동차 업계에서 화려한 경력의 시작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다.



 

수장의 지혜에 주목하다

시원한 외모에 차분하고 말투. 김근탁 대표의 첫 인상은 젠틀한 신사의 이미지이다. 가까운 지인인 전진우 LG스포츠 대표는 “스마트하며 진실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서로 알고 지낸지 어느덧 10년이 넘었지만 항상 진솔한 모습만을 보여줬습니다.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김 대표는 본래 자신의 성격이 급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CEO의 길을 걷게 된 이후부터는 ‘지혜’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본인의 성격도 점차 바뀌어 졌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로 승리를 이끌었던 장군이나, 왕을 보며 ‘어떠한 것이 그들을 승리로 이끌었나’에 대해 생각해보니, 그 원동력이 ‘지혜’로부터 나왔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김 대표는 ‘그렇다면 수장의 지혜를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다.

“수장은 꼼꼼하면서도 대범해야 하고, 항상 모든 일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점을 계속 곱씹어 고민하다 보니 성격도 변한 것 같습니다. 화도 잘 안내고, 말도 조금 느려지고 조금 더 차분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죠.” 

그렇다면 김 대표가 생각하는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그는 미래를 대비해 스스로 준비하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쪽으로만 움직이길 바라는 것이 ‘계획’이지만, 현실은 그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획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CEO의 할 일입니다. 준비가 제 때 되지 않으면 수장으로서 오랫동안 주목 받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포르쉐코리아의 목표는 가치 창출 성장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향후 포르쉐코리아의 사업 방향과 목표에 대해 물었다. 김 대표는 포르쉐 AG의 중장기 전략인 ‘포르쉐 2018 전략’에 모든 플랜과 마케팅, A/S, 서비스 계획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유니크한 구매와 오너십 경험을 통해 고객 열망을 충족시키고(customer fascination by a unique purchase and ownership experience),  많은 사람이 포르쉐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파트너들이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우수한 기업을 만들며(Excellent Employer), 적절한 이윤으로 선순환적인 투자가 이루어 질수 있도록 수익성 높은 카 메이커로서의 자리를 유지 하는 것(Remain one of the most profitable car manufacturer), 마지막으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꾸준한 세일즈 볼륨을 유지하고 확대해 나가는 것(Sustaining Sales Growth)이 ‘포르쉐 2018 전략’의 주요 내용입니다.”

이 4가지 전략을 기반하는 목표가 ‘가치 창출 성장’이다. 김 대표는 이것이 포르쉐 AG의 목표이자 포르쉐 코리아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포르쉐는 돈이 많은 부자들이 타는 차가 아니라, 포르쉐를 진정 좋아하는 사람들이 타는 차’라는 말이 있다. 스포츠카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진정한 포르쉐의 오너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김근탁 대표도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꿈을 이룬 인물이다. 포르쉐코리아의 대표이자 자신의 인생의 진정한 오너로 충분한 자격을 갖춘 듯 하다.

 

포르쉐를 닮은 남자, 시동걸다 > COVER STORY | CEO&
사이트 내 전체검색



포르쉐를 닮은 남자, 시동걸다

Cover Story, 김근탁 포르쉐코리아 대표 | 2014년 05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포르쉐를 닮은 남자, 시동걸다

 

당신에게 붓을 주고 스포츠카를 그려보라고 하면 십중팔구 날렵한 유선형 모양의 컨버터블을 그려낼 것이다. 유심히 살펴보지 않아도 한 스포츠카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다. 바로 ‘영원한 남자의 로망’ 포르쉐다.

지난 1월 포르쉐코리아가 공식 출범하며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초대 수장으로 선임된 김근탁 대표. 수입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그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평범한 남자들에게는 한국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중 한명이 되어버렸다. 김근탁 대표를 만나기 위해 그의 사무실이 위치한 포르쉐 대치센터를 찾았다. 빈틈없이 스마트한 그의 첫인상은 영락없는 포르쉐를 닮아 있었다.   


Interview 손홍락 발행인   Editor 박우현   Photographer 이경직


4c86e5eb113bab59377fb0d1991a951f_1480128137_2058.jpg
 

남자라면 ‘포르쉐 오너가 되는 기분’을 수없이 상상해 봤을 것이다. 아직 브랜드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아이부터 머리가 하얗게 샌 초로의 신사까지 포르쉐에 대한 로망은 남자의 인생 중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만약 당신이 ‘포르쉐의 사장’이라면, 모든 남성들의 로망인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가늠조차 되지 않는 그 기분을 당사자에게 물었다. 포르쉐코리아의 김근탁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고무되어 삼십대로 돌아간 것처럼 일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른 브랜드에서 일할 때에도 항상 포르쉐 같은 전통 있고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런 순간에는 어떤 선택을 할까 라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수입차 업계 베테랑, 포르쉐코리아 대표되다

지난 2013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프레스브리핑에서 베른하르트 마이어(Bernhard Maier) 포르쉐AG 세일즈 앤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포르쉐AG의 17번째 자회사 설립지로 한국을 지목했다. 아시아는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포르쉐가 가장 공을 들이는 주요 시장 중 하나. 포르쉐코리아는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에 이은 아시아 지역 4번째 자회사로, 포르쉐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서 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포르쉐코리아의 설립이 결정되자 업계의 이목은 자연 한국법인의 초대 수장으로 내정된 김근탁 대표에게 쏠렸다. 김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이사, GM코리아 사장 등을 역임하며 수입자동차 업계에서 풍부한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포르쉐의 선택에 이견을 제기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포르쉐코리아 설립이 공식 발표되기 이전부터 본사는 이미 한국지사 설립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포르쉐코리아의 초대 대표를 선정하는 것도 그 과정 중 하나였다. 김 대표는 포르쉐와 오랜 기간 서로를 알아보는 기간을 가졌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하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더라고요. 평소라면 운동 중에는 전화를 받지 않는데, 이날따라 뭔가 느낌이 달랐습니다.” 포르쉐 그룹 이사회가 최종적으로 김근탁 대표의 선임을 결정했다는 독일 임원의 전화였다. 김 대표는 이 순간이 “일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었다고 소회했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에게 한국법인 설립이라는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어떻게 첫 단추를 잘 끼울 것인가’라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포르쉐가 한국에 소개된 이래 축적된 고객들의 기대치, 고객이 원하는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등 전반적인 업무의 스탠다드를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대표는 내부 조직 구성, 업무 분장 등 사전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법인 설립과 동시에 원활한 업무를 진행 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그리고 2014년 1월 1일 포르쉐코리아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4c86e5eb113bab59377fb0d1991a951f_1480128150_3899.jpg
 

마칸 등 신차출시로 시장 확대 나선다

최근 몇 년간 수입차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그 요인으로 다양한 수입차종의 도입을 꼽았다. “처음 시장이 개방됐던 80년대 말 경에는 수입차가 특수 계층이나 특수 직업에 종사하는 고객들에게만 어필해 왔다면 현재는 수입차의 종류와 가격, 엔진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중소형, SUV 등 다양한 차종이 도입되며 수입차를 고려하는 고객층도 훨씬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최근 10여 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며 가파른 성장을 마감했다. 이러한 가운데 수입차 점유율의 증가는 국내차의 자리를 수입차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대표는 수입차가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며 향후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 스포츠카인 포르쉐도 기존 스포츠카 고객층을 견고히 다지는 동시에, 모델 다변화를 통해 고객층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경쟁력 있는 10여 종의 신차를 연이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포르쉐는 기본적으로 모든 세그먼트(segment)의 스포츠카를 만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쿠페, 카브리올레, 세단, SUV 등 형태는 다르지만 모든 포르쉐 모델의 아이덴티티는 스포츠카입니다.”

이 달 출시되는 전략 차종 ‘마칸’은 이 같은 포르쉐의 철학을 대변하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마칸은 포르쉐가 처음으로 ‘콤팩트 SUV’ 세그먼트에서 선보이는 또 다른 스포츠카로, SUV의 외형속에 전형적인 포르쉐의 DNA가 살아 숨쉬는 ‘포르쉐의 진화형’ 이라 할 수 있다.

“‘사이즈가 커진 911’이라고 불릴 만큼 스포츠카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강력한 주행성능, 민첩한 핸들링, 스포츠카다운 서스펜션과 튜닝 등은 여지없이 포르쉐 그대로입니다” 자사의 신차를 소개하는 김 대표의 눈에는 강한 자신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떠올랐다.

포르쉐코리아는 마칸을 비롯, 카이엔 플래티넘에디션, 911 GT3, 파나메라 터보 S 등과 같은 다양한 신 모델을 앞세워 올 한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500대 이상 늘어난 2,600대로 수립했다.

현재 포르쉐코리아는 대치, 서초, 분당, 일산, 인천, 부산, 대구 등 총 7개의 전시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2014년 내에 2개의 전시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6개의 서비스센터를 8개로 확충,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AS분야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와 철저한 계획이 성공의 열쇠

김근탁 대표는 ‘운은 계획에서 비롯된다(Luck is the residue of design)’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평소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고, 철저히 계획을 세워온 사람만이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 또한 꾸준히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미래를 계획해왔기 때문에 포르쉐코리아의 초대 대표라는 행운을 얻었을 수 있었다.

대학시절 김 대표의 꿈은 다른 친구들과 조금 달랐다. “대학교 졸업 후 포춘 500대 기업 중 ‘탑 10’안에 드는 기업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당시 IBM, 코카콜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이 수십 년간 탑 10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죠.” 

그러나 학교를 졸업한 이후 그가 선택한 직종은 뜻밖에도 ‘호텔리어’였다. 당시 한국은 개발도상국가로서 고도의 경제 성장을 구가하던 시기. 김 대표는 향후 서비스 직종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호텔리어가 되기로 결심했다. 

과감한 결단, 목표한 바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그의 추진력은 항상 남들보다 몇 배 더 빠르고 강하게 발휘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곧장 스위스로 날아갔다. 당시 호텔 메니지먼트로 유명했던 스위스의 명문 호텔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3년 반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김 대표는 이후 한국에 돌아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마케팅 매니저로 4년간 근무하게 되었다.

호텔리어로써 경력을 쌓아가던 김 대표가 자동차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그의 강한 추진력에서 비롯되었다.

90년대 말, 당시 크라이슬러를 수입하고 있던 기업이 부도를 맞게 되었다. 관련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업는 상황. 당장 2,500여 명 고객관리에 공백이 발생하게 되자 크라이슬러 본사는 직접 한국에 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김 대표는 직접 크리아슬러에 편지를 썼다. “평소 수입차 시장에 관심이 많았던 저로서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호텔에서 일하며 쌓아온 고객을 이해하는 능력과 마케팅 경력을 어필했죠.” 

그러나 크라이슬러는 김 대표가 편지를 보낸 6~7개월 동안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포기하기 시작하던 어느 날, 미국에서 김 대표의 핸드폰으로 연락이 왔다. 크라이슬러 본사의 담당자가 김 대표에게 한국에서 만나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한 것이다. 김 대표의 대답은 당연히 “Yes” 였다.

“인터뷰 과정에서 담당자가 자동차 업계에서 경력이 없음에도 왜 일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물어 왔습니다. 그때 답변했던 것이, 비록 자동차와 관련된 일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소비자로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죠.”

사실 김 대표는 관심 이상의 준비를 철저히 해오고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 수입차의 마케팅 활동 등에 대한 기사와 자료들을 꼼꼼하게 스크랩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김 대표의 인터뷰를 맡았던 크라이슬러의 담당자는 이에 깊은 인상을 받아 김 대표의 스크랩을 미국 본사마케팅팀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선뜻 자신의 재산과도 같은 자료들을 담당자에게 넘겨주었다.

크라이슬러와는 이후에도 10여 차례가 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얼마 후, 김 대표는 당당히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설립 멤버로 합류하게 되었다. 물론 본사에 빌려주었던 김 대표의 스크랩도 입사 후 돌려받았다. 

이렇게 김 대표는 대학시절 포춘 10대 기업에 입사하겠다는 자신의 꿈과 자동차 업계에서 화려한 경력의 시작을 동시에 이룰 수 있었다.


4c86e5eb113bab59377fb0d1991a951f_1480128161_4878.jpg
 

수장의 지혜에 주목하다

시원한 외모에 차분하고 말투. 김근탁 대표의 첫 인상은 젠틀한 신사의 이미지이다. 가까운 지인인 전진우 LG스포츠 대표는 “스마트하며 진실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서로 알고 지낸지 어느덧 10년이 넘었지만 항상 진솔한 모습만을 보여줬습니다.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김 대표는 본래 자신의 성격이 급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CEO의 길을 걷게 된 이후부터는 ‘지혜’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본인의 성격도 점차 바뀌어 졌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로 승리를 이끌었던 장군이나, 왕을 보며 ‘어떠한 것이 그들을 승리로 이끌었나’에 대해 생각해보니, 그 원동력이 ‘지혜’로부터 나왔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김 대표는 ‘그렇다면 수장의 지혜를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했다.

“수장은 꼼꼼하면서도 대범해야 하고, 항상 모든 일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점을 계속 곱씹어 고민하다 보니 성격도 변한 것 같습니다. 화도 잘 안내고, 말도 조금 느려지고 조금 더 차분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죠.” 

그렇다면 김 대표가 생각하는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그는 미래를 대비해 스스로 준비하는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좋은 쪽으로만 움직이길 바라는 것이 ‘계획’이지만, 현실은 그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계획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CEO의 할 일입니다. 준비가 제 때 되지 않으면 수장으로서 오랫동안 주목 받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포르쉐코리아의 목표는 가치 창출 성장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향후 포르쉐코리아의 사업 방향과 목표에 대해 물었다. 김 대표는 포르쉐 AG의 중장기 전략인 ‘포르쉐 2018 전략’에 모든 플랜과 마케팅, A/S, 서비스 계획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유니크한 구매와 오너십 경험을 통해 고객 열망을 충족시키고(customer fascination by a unique purchase and ownership experience),  많은 사람이 포르쉐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고, 파트너들이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우수한 기업을 만들며(Excellent Employer), 적절한 이윤으로 선순환적인 투자가 이루어 질수 있도록 수익성 높은 카 메이커로서의 자리를 유지 하는 것(Remain one of the most profitable car manufacturer), 마지막으로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꾸준한 세일즈 볼륨을 유지하고 확대해 나가는 것(Sustaining Sales Growth)이 ‘포르쉐 2018 전략’의 주요 내용입니다.”

이 4가지 전략을 기반하는 목표가 ‘가치 창출 성장’이다. 김 대표는 이것이 포르쉐 AG의 목표이자 포르쉐 코리아의 목표라고 소개했다.

‘포르쉐는 돈이 많은 부자들이 타는 차가 아니라, 포르쉐를 진정 좋아하는 사람들이 타는 차’라는 말이 있다. 스포츠카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진정한 포르쉐의 오너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김근탁 대표도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꿈을 이룬 인물이다. 포르쉐코리아의 대표이자 자신의 인생의 진정한 오너로 충분한 자격을 갖춘 듯 하다.

 




(주)시이오파트너스 | 월간 시이오앤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98길 3 (갈월동) KCC IT빌딩 5층 (우 04334)
문의전화 : Tel 02-2253-1114, 02-2237-1025 | Fax 02-2232-0277
Copyright CEOPARTNERS All rights reserved. 월간<CEO&>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