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CEO는 성장을 통해 완성돼 간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과 비전 달성을 위해 늘 연구하고 학습하며, 구성원에게는 동기부여를 유발시키는 질문과 해답을 끝없이 제시한다. 그리고 주어진 환경과 눈앞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획득하기 위해 도전과 응전을 반복해 나간다. CEO 경력만 30년이 넘는 태경그룹 김해련 회장이 그 대표적 본보기다. 29살 나이에 브랜드를 론칭하고 패션 업계에 국내 최초로 IT를 접목시켜 일대 혁신을 불러온 인물이 김해련 회장이다. 그리고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45년 역사를 가진 태경그룹 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넘치는 에너지와 기민한 경영능력으로 태경그룹의 또 다른 반세기를 준비하는 김해련 회장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본다.    

 


 

“태경그룹은 1975년 창립 이후 철강 및 중화학공업 같은 국가 기간산업의 필수원료인 석회소재 분야에 우직하게 주력해 왔습니다. 적극적인 연구기술 개발을 통해 각종 석회 소재의 수직 계열화 생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고,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모으는 중입니다”
김해련 회장의 간략한 설명처럼 태경그룹은 1975년 8월에 창립된 태경산업(舊 한국전열화학)에 뿌리를 둔 소재 및 화학 중심 중견그룹이다. 지난 2014년 3월 창립자인 송원 김영환 회장의 타계로 김해련 회장의 2세 경영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무기화학 기초소재 분야를 기반으로 45년 동안 국가의 미래산업 경쟁력을 이끈데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춰 오는 2030년까지 새로운 비전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사명을 송원그룹에서 태경그룹으로 변경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계열사 전체 과제를 집중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전략화 중이다. 


반세기 역사 가진 건실한 중견기업
연매출 약 5,635억 원(2018년 연결기준)에 1,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태경그룹은 모 기업인 태경산업 외에 백광소재, 태경화학, 남영전구, 태경에코, 에스비씨, 태경가스기술, 태경에프앤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조성을 완성하는 한편 첨단산업의 기초가 되는 환경, 화장품 소재, 친환경 비료 등 새로운 성장동력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나노기술을 핵심 삼아 화장품 소재 분야에서 최첨단 친환경 소재인 나노이산화티타늄(TiO2) 국산화를 작년 연말 성공시키며, 국내 화장품 산업 소재기술에 큰 획을 그은 바 있다. 김해련 회장은 태경그룹의 혁혁한 발전에 대해 창립 당시 경영철학을 이어온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혔다.  
“태경그룹은 창립 당시 경영철학이었던 공존, 공영, 공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우리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그룹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궈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83년 설립된 송원김영환장학재단입니다. 37년 세월 동안 700명이 넘는 장학생을 배출했고, 총 104억 원의 장학금(2019년 12월 31일 기준)을 쾌척해 지급인원만 3,900명 이상 됩니다. 태경그룹의 수익 중 상당 부분이 송원김영환장학재단에 쓰일 정도로 좋은 기업, 착한 기업이라는 기업문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한편, 태경그룹 계열사 중 최근 주목을 받는 기업은 에스비씨다.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통해 무기계 화장품 원료를 제조 및 공급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연구와 기술개발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을 비롯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까지 진출, 한국 기업으로는 관련 분야 해외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는 것이다. 특히 KS마크, ISO품질, 환경 및 에너지 인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표준규격에 적합한 품질로, 변화하는 시장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개발에 경주하는 중이다.


기초소재 분야 선도에 나서다
“더 이상 화장품 핵심 원료를 일본 수입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기초원료 확보를 통한 독보적인 우리 기술력으로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패널 코팅액 등 전자 기초소재 분야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작년 12월 20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태경그룹 계열사 에스비씨 제2공장 준공식에서 김해련 회장이 남긴 말이다. 이날 준공식에서는 에스비씨가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자외선 차단 원료 텔리카(TELIKA)의 브랜드 출범식도 함께 진행돼 주목을 모았다. 텔리카는 무기계 자외선 차단 원료인 나노이산화티타늄을 에스비씨가 브랜드화한 제품이다. 이러한 에스비씨의 성과로 인해 올해부터 나노이산화티타늄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한국콜마 등 국내 K-뷰티를 선도하는 유수의 기업에게 텔리카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에스비씨는 1969년 창립된 산업용 소재 및 화장품 원료 생산 전문기업으로, 2015년 태경그룹에 인수된 이후 2016년 자외선 차단 원료인 나노산화아연 브랜드 지니카(ZINIKA)를 출시한데 이어 이번에는 텔리카 개발로 국내 화장품 원료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김해련 회장의 전두지휘 아래 이뤄진 대표적인 인수합병 성공 사례라 하겠다.  
에스비씨의 나노이산화티타늄은 자외선 차단제을 위한 친환경 무기계 원료다. 자외선 차단제 원료는 유기계와 무기계로 나뉘게 되는데, 전자는 환경과 인체에 유해하다는 이유로 최근 들어 무기계 원료인 나노산화아연(ZnO)과 나노이산화티타늄 등이 각광 받고 있다. 이런 탓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를 생산하던 일본 기업들은 작년 상반기에 자국 내 물량 부족을 이유로 한국 공급을 제한한 적도 있다. 결국, 국내 화장품 업계 전체가 원료 수급에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에스비씨가 나노이산화티타늄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 같은 수급 차질 현상은 우려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김해련 회장은 “기능성 화장품 소재 시장은 원천기술을 확보한 독일의 바스프(BASF), 일본의 테이카(TAYCA) 등 글로벌 화학기업의 영향력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에스비씨의 성과는 단순한 수입대체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확장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인프라가 장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비씨의 나노이산화티타늄은 장점면에서도 확실하다. 첨단의 나노 신소재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제조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입자 형태 및 성능에 맞게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까지 무기계 자외선 차단제품은 백탁 현상이 심해 소비자 선호도가 낮았지만 나노이산화티타늄은 입자를 나노화한 덕분에 백탁 현상을 최소화하는 한편, 더욱 가벼운 사용감을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공장 건설에만 200억 원 가량이 투입된 군산 제2공장은 대지면적 9,908㎡에 총 7개동으로, 모두 자동화된 스마트 팩토리로 건설되었다. 나노산화아연 60톤 정도만 생산할 수 있던 기존 군산 제1공장과 달리 제2공장은 나노산화아연 120톤과 나노이산화티타늄 24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올해는 총생산량을 720톤까지 늘릴 예정이다. 제3, 제4공장의 증설 및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내수시장을 넘어 중국 공략 등 글로벌 진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힌 김해련 회장은 이번 성과의 의미를 규모의 운영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소재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면서 기초소재 분야 자립을 위한 다양한 개발 로드맵을 구상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기준으로 국내 자외선 차단제 시장 규모는 약 4조 2,0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따라서 에스비씨는 국내 화장품 기업에게 원료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시장 규모가 더욱 큰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의 영업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패널 코팅에 필요한 나노전자코팅액 개발에도 착수해 전자 분야 기초소재 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입니다”
에스비씨를 통해 현재 보다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태경그룹이지만 사실 김 회장이 CEO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곳은 소재 화학과는 무관한 패션 분야였다. 


소나무 같이 늘 푸른 CEO
김해련 회장은 무남독녀 외동딸인 탓에 가족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특히 김 회장의 남다른 영특함은 어린 시절 일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남영전구 관리책임자가 된 부친을 따라 서울 성수동 남영전구 사택에서 살던 시절 김 회장은 그곳을 놀이터처럼 뛰어 놀았다고 한다.
“회사 사무실과 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별히 놀거리가 없어 경리 언니와 암산 내기를 자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경리 언니는 주산으로, 저는 암산으로 누가 빨리 계산하는지 내기를 한 것인데, 제가 이긴 적이 많았습니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김 회장은 어른들과 이야기 나누고 어울리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되레 그런 특별한 경험이 어린 김해련 회장이 세상을 이해하고 더 진중한 생각을 갖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김 회장의 아버지 故 김영환 회장이 남겨준 정신적 유산도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 김 회장에게 아버지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스승이자 한결 같은 믿음을 전해 준 멘토 같았다. 
태경그룹 창업주인 고 김영환 회장은 생전에 사회적 가치를 기업경영의 최우선으로 삼은 모범적인 경영인이었다. 더불어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품고 있었다. 그렇다면 김해련 회장은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김영환 회장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이전 그룹명인 송원그룹은 아버지의 아호이기도 한 송원(松園)에서 따온 것입니다. 늘 푸르름을 잃지 않고 한 자리를 우직하게 지키는 소나무의 꼿꼿한 정신을 기업경영 철학으로 간직하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작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했을 때도 경영인으로서 지향해야할 가치와 철학은 모두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 역시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소나무 같이 늘 푸른 경영인이 되고자 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페이스대학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김 회장은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패션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뉴욕 주립대학교 패션공과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하게 된다. 학업을 마치고 귀국한 김 회장은 1989년, 29살 나이에 여성복 브랜드 아드리안느를 창업했다. 당시 부친이 이미 큰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일구고 싶다는 굳은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왜 어려운 길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김 회장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밑에서 일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 큰 책무를 짊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새로운 일을 찾아 제 힘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손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 힘으로 이뤄내고 싶었습니다”
김해련 회장은 자신의 말처럼 부친 도움 없이 사업에서 성공을 거뒀다. 아드리안느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백화점에서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고급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김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99년 에이다임을 창립하며 국내 최초로 인터넷 패션 쇼핑몰인 패션플러스를 선보여 연매출 800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패션과 IT의 결합으로 업계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김 회장이었다. 하지만 이후 유통 대기업들이 온라인 패션시장에 대거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경쟁 환경에 들어서자 경쟁력 제고를 위해 패션 전문기업 매각을 결정하게 된다. 
“에이다임을 창립할 때인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가 크게 어렵지 않은 시절이었습니다. 아버지 도움 없이 제 힘으로 더 성장하고 싶었지만 사업이라는 것이 마음처럼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유통 대기업들의 참여로 규모의 경제에 놓이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결단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아버지 회사에 입사했더라면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CEO로서 반드시 거쳐야할 경험과 노하우를 경영 최일선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김해련 회장의 설명대로 아버지 도움 없이 혼자 걸어온 경영인으로서의 25년은 지금의 태경그룹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성장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 김영환 회장의 타계로 김해련 회장이 취임하며 태경그룹은 2세 경영체제를 맞이하게 된다. 김 회장은 취임 당시 무기화학 기초소재 분야 한 길을 걸으며 비즈니스의 기초를 일궈 온 태경그룹의 지난 역사를 경쟁력 삼아 세계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세웠다.
“태경그룹 회장 취임 전 제가 보낸 25년은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성장통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초심을 잊지 않고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올곧이 계승해 태경그룹을 매출 1조 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해련 회장은 올해 기업명을 태경그룹으로 바꾸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모든 계열사의 글로벌 진출을 조속히 앞당겨 그룹의 모태인 태경산업으로부터 시작된 기초 경쟁력을 견고히 하는 동시에 강력한 미래 성장동력을 장착해 나가려는 의도에서다. 김 회장은 패션 부문에 IT를 접목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수치와 자료에 근거한 데이터 경영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그리고 각 계열사의 로드맵을 명확히 설정해 글로벌 기업을 향한 혁신에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김 회장과 태경그룹은 ‘비전 2030 새로운 성공’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또 다른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하고 있는 김해련 회장과 본지 손홍락 발행인


위대한 유산 이어가는 공익 실천
1974년 한국전열화학을 인수하면서 태경그룹의 모태가 되는 태경산업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1980년 백광소재, 1981년 경인가스공업의 설립을 통해 제조업 부문에 본격 진출, 석회 소재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직계열화 생산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그리고 1983년에는 남영전구를 인수해 생활 소비재 부문에도 진출했다. 무엇보다 1983년은 태경그룹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 중 하나다.
고 김영환 회장은 창업 3년차인 1977년 손익분기점을 넘자마자 가장 먼저 사내 장학금 제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임직원 자녀에게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장학금을 지급했고, 이를 기반으로 1983년 장학재단을 설립한 것이다. 태경그룹의 기업이념이자 고 김 회장의 숙원과 같던 송원김영환장학재단은 설립 이래 최근까지 709명의 장학생을 배출했으며, 총 104억 원의 장학금을 출연한 바 있다. 태경그룹 수익 중 상당 부분이 송원김영환장학재단에 쓰일 정도로 그룹의 미션과 비전이 좋은 기업문화, 착한 기업문화를 선도하는데 맞춰져 있다. 그리고 아버지의 대를 이어 김해련 회장이 송원김영환장학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아버지는 가정 형편 탓에 서울대학교 상대를 어렵게 졸업하셨습니다. 사업을 하시는 중에도 늘 가난한 고학생 시절 마음에 품었던 결심을 되뇌셨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장학사업을 하기 위함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국가의 이익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확고하셨던 겁니다. 저 역시 아버지의 높은 유지를 받들어 장학재단을 태경그룹의 핵심이라 생각하고 운영 중입니다”
이렇듯 김해련 회장이 아버지 고 김영환 회장에게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은 타고난 CEO로서의 뛰어난 역량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공익을 우선 가치로 삼는 모범적 경영이념이자 기업가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삶을 지향하되 지나치게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 자만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김 회장은 누차 강조했다. 
한편, 김해련 회장은 여성 CEO를 포함해 대한민국의 모든 일하는 여성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남겼다.
“일에 대한 절실함이 우선돼야 합니다.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긍심 역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자존감도 높아지고 일에 대한 성취욕이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 같은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혁신하고 쇄신하는 도전정신도 반듯이 갖춰야 합니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영민함,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세밀함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김 회장은 기업의 성장은 CEO를 포함한 임직원 개인의 성장이 우선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성장의 추이를 직접 체감하는 것이 CEO 자리에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이자 넘치는 에너지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지속가능성을 지닌 백년기업이 가져야할 미덕 중 가장 중요한 덕목은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이어나갈 경영철학이 오랜 세월 동안 담보돼 이어져 왔는지에서 비롯된다. 위대한 유산이 더욱 빛나는 까닭은 선대의 유지를 받드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이를 계승해 더 큰 세상을 향한 여정으로 이끄는 용기와 지혜에 있다. 태경그룹이 걸어온 성공의 반세기를 넘어 김해련 회장이 내딛는 또 다른 반세기가 담대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주요경력 現 태경그룹 회장, 송원김영환장학재단 이사장, 중견기업연합회 수석부회장, 동반성장위원회 중견기업위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 1999~2012 에이다임 대표이사 / 2006~2008 삼성물산(레미안), 삼성테스코, KT 자문위원 / 1989~1999 아드리안느 대표이사 학력 1984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 학사 / 1986 뉴욕페이스대학 경영학 석사 / 1988 뉴욕F.I.T 패션디자인 학사 주요수상 2009 자랑스러운 이화경영인상, 대한민국 섬유대상, 한국패션브랜드 대상 / 2007 한국섬유·패션 대상 등 주요저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람>, <멘토가 간절한 서른에게>, <하이 트렌드> 등

 



Interview 손홍락 발행인   Editor 문효근   Photographer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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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락 발행인의 휴먼 인터뷰]2020년 매출 1조원 거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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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경그룹은 1975년 창립 이후 철강 및 중화학공업 같은 국가 기간산업의 필수원료인 석회소재 분야에 우직하게 주력해 왔습니다. 적극적인 연구기술 개발을 통해 각종 석회 소재의 수직 계열화 생산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고,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모으는 중입니다”
김해련 회장의 간략한 설명처럼 태경그룹은 1975년 8월에 창립된 태경산업(舊 한국전열화학)에 뿌리를 둔 소재 및 화학 중심 중견그룹이다. 지난 2014년 3월 창립자인 송원 김영환 회장의 타계로 김해련 회장의 2세 경영체제에 돌입한 바 있다.
무기화학 기초소재 분야를 기반으로 45년 동안 국가의 미래산업 경쟁력을 이끈데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춰 오는 2030년까지 새로운 비전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사명을 송원그룹에서 태경그룹으로 변경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계열사 전체 과제를 집중하는 동시에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전략화 중이다. 


반세기 역사 가진 건실한 중견기업
연매출 약 5,635억 원(2018년 연결기준)에 1,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태경그룹은 모 기업인 태경산업 외에 백광소재, 태경화학, 남영전구, 태경에코, 에스비씨, 태경가스기술, 태경에프앤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조성을 완성하는 한편 첨단산업의 기초가 되는 환경, 화장품 소재, 친환경 비료 등 새로운 성장동력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나노기술을 핵심 삼아 화장품 소재 분야에서 최첨단 친환경 소재인 나노이산화티타늄(TiO2) 국산화를 작년 연말 성공시키며, 국내 화장품 산업 소재기술에 큰 획을 그은 바 있다. 김해련 회장은 태경그룹의 혁혁한 발전에 대해 창립 당시 경영철학을 이어온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혔다.  
“태경그룹은 창립 당시 경영철학이었던 공존, 공영, 공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우리 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그룹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궈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1983년 설립된 송원김영환장학재단입니다. 37년 세월 동안 700명이 넘는 장학생을 배출했고, 총 104억 원의 장학금(2019년 12월 31일 기준)을 쾌척해 지급인원만 3,900명 이상 됩니다. 태경그룹의 수익 중 상당 부분이 송원김영환장학재단에 쓰일 정도로 좋은 기업, 착한 기업이라는 기업문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한편, 태경그룹 계열사 중 최근 주목을 받는 기업은 에스비씨다.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통해 무기계 화장품 원료를 제조 및 공급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연구와 기술개발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을 비롯해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까지 진출, 한국 기업으로는 관련 분야 해외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는 것이다. 특히 KS마크, ISO품질, 환경 및 에너지 인증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표준규격에 적합한 품질로, 변화하는 시장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제품개발에 경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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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소재 분야 선도에 나서다
“더 이상 화장품 핵심 원료를 일본 수입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기초원료 확보를 통한 독보적인 우리 기술력으로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패널 코팅액 등 전자 기초소재 분야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입니다”
작년 12월 20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태경그룹 계열사 에스비씨 제2공장 준공식에서 김해련 회장이 남긴 말이다. 이날 준공식에서는 에스비씨가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자외선 차단 원료 텔리카(TELIKA)의 브랜드 출범식도 함께 진행돼 주목을 모았다. 텔리카는 무기계 자외선 차단 원료인 나노이산화티타늄을 에스비씨가 브랜드화한 제품이다. 이러한 에스비씨의 성과로 인해 올해부터 나노이산화티타늄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한국콜마 등 국내 K-뷰티를 선도하는 유수의 기업에게 텔리카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에스비씨는 1969년 창립된 산업용 소재 및 화장품 원료 생산 전문기업으로, 2015년 태경그룹에 인수된 이후 2016년 자외선 차단 원료인 나노산화아연 브랜드 지니카(ZINIKA)를 출시한데 이어 이번에는 텔리카 개발로 국내 화장품 원료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김해련 회장의 전두지휘 아래 이뤄진 대표적인 인수합병 성공 사례라 하겠다.  
에스비씨의 나노이산화티타늄은 자외선 차단제을 위한 친환경 무기계 원료다. 자외선 차단제 원료는 유기계와 무기계로 나뉘게 되는데, 전자는 환경과 인체에 유해하다는 이유로 최근 들어 무기계 원료인 나노산화아연(ZnO)과 나노이산화티타늄 등이 각광 받고 있다. 이런 탓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를 생산하던 일본 기업들은 작년 상반기에 자국 내 물량 부족을 이유로 한국 공급을 제한한 적도 있다. 결국, 국내 화장품 업계 전체가 원료 수급에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에스비씨가 나노이산화티타늄 개발에 성공하면서 이 같은 수급 차질 현상은 우려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김해련 회장은 “기능성 화장품 소재 시장은 원천기술을 확보한 독일의 바스프(BASF), 일본의 테이카(TAYCA) 등 글로벌 화학기업의 영향력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에스비씨의 성과는 단순한 수입대체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확장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인프라가 장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비씨의 나노이산화티타늄은 장점면에서도 확실하다. 첨단의 나노 신소재 기술을 활용해 화장품 제조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입자 형태 및 성능에 맞게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까지 무기계 자외선 차단제품은 백탁 현상이 심해 소비자 선호도가 낮았지만 나노이산화티타늄은 입자를 나노화한 덕분에 백탁 현상을 최소화하는 한편, 더욱 가벼운 사용감을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공장 건설에만 200억 원 가량이 투입된 군산 제2공장은 대지면적 9,908㎡에 총 7개동으로, 모두 자동화된 스마트 팩토리로 건설되었다. 나노산화아연 60톤 정도만 생산할 수 있던 기존 군산 제1공장과 달리 제2공장은 나노산화아연 120톤과 나노이산화티타늄 24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올해는 총생산량을 720톤까지 늘릴 예정이다. 제3, 제4공장의 증설 및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내수시장을 넘어 중국 공략 등 글로벌 진출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힌 김해련 회장은 이번 성과의 의미를 규모의 운영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소재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면서 기초소재 분야 자립을 위한 다양한 개발 로드맵을 구상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기준으로 국내 자외선 차단제 시장 규모는 약 4조 2,0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따라서 에스비씨는 국내 화장품 기업에게 원료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시장 규모가 더욱 큰 중국이나 일본 등으로의 영업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패널 코팅에 필요한 나노전자코팅액 개발에도 착수해 전자 분야 기초소재 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입니다”
에스비씨를 통해 현재 보다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태경그룹이지만 사실 김 회장이 CEO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곳은 소재 화학과는 무관한 패션 분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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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같이 늘 푸른 CEO
김해련 회장은 무남독녀 외동딸인 탓에 가족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특히 김 회장의 남다른 영특함은 어린 시절 일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남영전구 관리책임자가 된 부친을 따라 서울 성수동 남영전구 사택에서 살던 시절 김 회장은 그곳을 놀이터처럼 뛰어 놀았다고 한다.
“회사 사무실과 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별히 놀거리가 없어 경리 언니와 암산 내기를 자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경리 언니는 주산으로, 저는 암산으로 누가 빨리 계산하는지 내기를 한 것인데, 제가 이긴 적이 많았습니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김 회장은 어른들과 이야기 나누고 어울리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 되레 그런 특별한 경험이 어린 김해련 회장이 세상을 이해하고 더 진중한 생각을 갖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김 회장의 아버지 故 김영환 회장이 남겨준 정신적 유산도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 김 회장에게 아버지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스승이자 한결 같은 믿음을 전해 준 멘토 같았다. 
태경그룹 창업주인 고 김영환 회장은 생전에 사회적 가치를 기업경영의 최우선으로 삼은 모범적인 경영인이었다. 더불어 회사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품고 있었다. 그렇다면 김해련 회장은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김영환 회장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이전 그룹명인 송원그룹은 아버지의 아호이기도 한 송원(松園)에서 따온 것입니다. 늘 푸르름을 잃지 않고 한 자리를 우직하게 지키는 소나무의 꼿꼿한 정신을 기업경영 철학으로 간직하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작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했을 때도 경영인으로서 지향해야할 가치와 철학은 모두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 역시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소나무 같이 늘 푸른 경영인이 되고자 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페이스대학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김 회장은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패션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뉴욕 주립대학교 패션공과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하게 된다. 학업을 마치고 귀국한 김 회장은 1989년, 29살 나이에 여성복 브랜드 아드리안느를 창업했다. 당시 부친이 이미 큰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힘으로 사업을 일구고 싶다는 굳은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왜 어려운 길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김 회장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밑에서 일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 큰 책무를 짊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새로운 일을 찾아 제 힘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손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혼자 힘으로 이뤄내고 싶었습니다”
김해련 회장은 자신의 말처럼 부친 도움 없이 사업에서 성공을 거뒀다. 아드리안느가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백화점에서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고급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김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99년 에이다임을 창립하며 국내 최초로 인터넷 패션 쇼핑몰인 패션플러스를 선보여 연매출 800억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패션과 IT의 결합으로 업계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김 회장이었다. 하지만 이후 유통 대기업들이 온라인 패션시장에 대거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경쟁 환경에 들어서자 경쟁력 제고를 위해 패션 전문기업 매각을 결정하게 된다. 
“에이다임을 창립할 때인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가 크게 어렵지 않은 시절이었습니다. 아버지 도움 없이 제 힘으로 더 성장하고 싶었지만 사업이라는 것이 마음처럼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유통 대기업들의 참여로 규모의 경제에 놓이자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결단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아버지 회사에 입사했더라면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CEO로서 반드시 거쳐야할 경험과 노하우를 경영 최일선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김해련 회장의 설명대로 아버지 도움 없이 혼자 걸어온 경영인으로서의 25년은 지금의 태경그룹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성장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 김영환 회장의 타계로 김해련 회장이 취임하며 태경그룹은 2세 경영체제를 맞이하게 된다. 김 회장은 취임 당시 무기화학 기초소재 분야 한 길을 걸으며 비즈니스의 기초를 일궈 온 태경그룹의 지난 역사를 경쟁력 삼아 세계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세웠다.
“태경그룹 회장 취임 전 제가 보낸 25년은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성장통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초심을 잊지 않고 아버지의 경영철학을 올곧이 계승해 태경그룹을 매출 1조 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해련 회장은 올해 기업명을 태경그룹으로 바꾸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모든 계열사의 글로벌 진출을 조속히 앞당겨 그룹의 모태인 태경산업으로부터 시작된 기초 경쟁력을 견고히 하는 동시에 강력한 미래 성장동력을 장착해 나가려는 의도에서다. 김 회장은 패션 부문에 IT를 접목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수치와 자료에 근거한 데이터 경영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그리고 각 계열사의 로드맵을 명확히 설정해 글로벌 기업을 향한 혁신에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김 회장과 태경그룹은 ‘비전 2030 새로운 성공’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또 다른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44ec63692bd20dd9f8e12774abe686ef_1579746490_0968.jpg인터뷰하고 있는 김해련 회장과 본지 손홍락 발행인


위대한 유산 이어가는 공익 실천
1974년 한국전열화학을 인수하면서 태경그룹의 모태가 되는 태경산업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1980년 백광소재, 1981년 경인가스공업의 설립을 통해 제조업 부문에 본격 진출, 석회 소재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직계열화 생산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그리고 1983년에는 남영전구를 인수해 생활 소비재 부문에도 진출했다. 무엇보다 1983년은 태경그룹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점 중 하나다.
고 김영환 회장은 창업 3년차인 1977년 손익분기점을 넘자마자 가장 먼저 사내 장학금 제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임직원 자녀에게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장학금을 지급했고, 이를 기반으로 1983년 장학재단을 설립한 것이다. 태경그룹의 기업이념이자 고 김 회장의 숙원과 같던 송원김영환장학재단은 설립 이래 최근까지 709명의 장학생을 배출했으며, 총 104억 원의 장학금을 출연한 바 있다. 태경그룹 수익 중 상당 부분이 송원김영환장학재단에 쓰일 정도로 그룹의 미션과 비전이 좋은 기업문화, 착한 기업문화를 선도하는데 맞춰져 있다. 그리고 아버지의 대를 이어 김해련 회장이 송원김영환장학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아버지는 가정 형편 탓에 서울대학교 상대를 어렵게 졸업하셨습니다. 사업을 하시는 중에도 늘 가난한 고학생 시절 마음에 품었던 결심을 되뇌셨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장학사업을 하기 위함이고, 이는 궁극적으로 국가의 이익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확고하셨던 겁니다. 저 역시 아버지의 높은 유지를 받들어 장학재단을 태경그룹의 핵심이라 생각하고 운영 중입니다”
이렇듯 김해련 회장이 아버지 고 김영환 회장에게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은 타고난 CEO로서의 뛰어난 역량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공익을 우선 가치로 삼는 모범적 경영이념이자 기업가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삶을 지향하되 지나치게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 자만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김 회장은 누차 강조했다. 
한편, 김해련 회장은 여성 CEO를 포함해 대한민국의 모든 일하는 여성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남겼다.
“일에 대한 절실함이 우선돼야 합니다.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긍심 역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자존감도 높아지고 일에 대한 성취욕이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 같은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혁신하고 쇄신하는 도전정신도 반듯이 갖춰야 합니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영민함,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세밀함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김 회장은 기업의 성장은 CEO를 포함한 임직원 개인의 성장이 우선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성장의 추이를 직접 체감하는 것이 CEO 자리에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이자 넘치는 에너지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지속가능성을 지닌 백년기업이 가져야할 미덕 중 가장 중요한 덕목은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이어나갈 경영철학이 오랜 세월 동안 담보돼 이어져 왔는지에서 비롯된다. 위대한 유산이 더욱 빛나는 까닭은 선대의 유지를 받드는 것에 머물지 않고, 이를 계승해 더 큰 세상을 향한 여정으로 이끄는 용기와 지혜에 있다. 태경그룹이 걸어온 성공의 반세기를 넘어 김해련 회장이 내딛는 또 다른 반세기가 담대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주요경력 現 태경그룹 회장, 송원김영환장학재단 이사장, 중견기업연합회 수석부회장, 동반성장위원회 중견기업위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 1999~2012 에이다임 대표이사 / 2006~2008 삼성물산(레미안), 삼성테스코, KT 자문위원 / 1989~1999 아드리안느 대표이사 학력 1984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 학사 / 1986 뉴욕페이스대학 경영학 석사 / 1988 뉴욕F.I.T 패션디자인 학사 주요수상 2009 자랑스러운 이화경영인상, 대한민국 섬유대상, 한국패션브랜드 대상 / 2007 한국섬유·패션 대상 등 주요저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던 사람>, <멘토가 간절한 서른에게>, <하이 트렌드> 등

 



Interview 손홍락 발행인   Editor 문효근   Photographer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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